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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장서윤 기자] "상반기 한국영화, 휴먼·코미디 강세 속 `의외의 흥행작`이 돋보였다"
2011년도 어느덧 반이 훌쩍 지나갔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2009년 138편에서 2010년 152편으로 최근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등 제작상황이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는 가운데 올 상반기 개봉작은 휴먼 코미디 장르의 강세가 확연했다.
여기에 평단에서는 미지근한 평가를 받았던 작품이 선전하고 제작비 10억원대 미만의 작은 영화의 활약이 돋보이는 등 올 상반기 한국영화계에는 의외성의 힘이 발휘됐다.
◇ 기획영화 `글쎄`…휴먼 코미디 강세 속 의외의 흥행작 `눈길`
올 상반기는 무엇보다 `휴먼 코미디물`의 강세가 빛났다. 올 초 `헬로우 고스트`(304만명)`를 시작으로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458만명) `위험한 상견례`(313만명) `써니`(587만, 상영중)까지 대부분의 흥행작이 휴먼 코미디물이었다.
지난해 남성 취향의 스릴러물이 주류를 이뤘던 것과 달리 올해는 초반부터 휴먼 코미디물이 극장가를 점령한 가운데 흥행 면에서도 확연한 우위를 점한 것.
의외의 흥행작이 속출한 부분도 눈길을 끌었다. `헬로우 고스트`와 `조선명탐정;각시투구꽃의 비밀`은 평단에서는 이렇다할 평가를 받지 못하며 흥행에 대해서는 장담하지 못했던 작품이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관객들 사이에서는 호평을 얻으며 선전했다.
`헬로우 고스트`를 배급한 NEW의 한 관계자는 "관객들이 따뜻한 가족 코미디를 선호하는 가운데 기존 이야기 구도와 다른 식상하지 않은 전개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고 흥행 배경을 분석했다.
충무로 중견 감독들도 각각 휴먼 코미디물로 승부를 걸었다. 강우석 감독의 `글러브`는 189만명,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은 171만명을 동원했다.
반면 CJ엔터테인먼트·롯데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 배급사가 주도적으로 기획에 참여한 몇몇 작품은 큰 빛을 보지 못하며 `고만고만한 기획영화`라는 평가에 머무른 작품도 여럿 나왔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이 블랙미니드레스` `나는 아빠다` 등은 모두 흥행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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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영화의 힘`도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인 요소였다.
제작비 10억원 대 미만의 작품이 각각 흥행과 평단에서 호평을 얻으며 선전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은 것. 2월 개봉한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10억원대 순제작비로 164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노년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제작 투자 지연으로 3년간 고군분투하다 어렵사리 개봉,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에 성공했다.
김기덕 감독이 각본을 쓰고 `아름답다`의 전재홍 감독이 연출한 `풍산개`도 의외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제작비 2억원대의 이 작품은 개봉 4일 만에 손익분기점(24만명)을 넘는 등 하반기 극장가 최대 이변으로 꼽힐 만한 스코어를 기록중이다.
`풍산개`를 연출한 전재홍 감독은 "노개런티로 작품에 임한 배우와 스태프들의 진정성이 통한 결과인 것 같다"며 "흥행보다는 작품의 메시지에 주력한 부분이 관객들의 마음을 건드렸다"고 전했다.
독립영화계 흥행 성공을 의미하는 `1만 관객`을 넘긴 작품도 다수 나왔다.
각종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한 박정범 감독의 `무산일기`와 윤성호 감독의 `파수꾼` 민용근 감독의 `혜화, 동`이 모두 1만명을 돌파했다. 또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으며 뜨거운 호응을 얻은 `트루맛쇼`는 TV 맛집 프로그램을 고발한 다큐멘터리로 뚝심있는 연출과 새로운 시도가 돋보였다는 평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