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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두 명의 바보가 있다. 한명은 원래 박씨지만 김을 너무 좋아해 성을 김씨로 바꾼 대한이, 다른 한명은 미역을 좋아하지만 자신보다 훨씬(?) 똑똑한 절친한 친구를 따라 역시 김씨가 된 민국이다.
이 둘은 영화 ‘대한이 민국씨’(감독 최진원, 제작 퍼니필름)의 주인공들이다.
‘대한이 민국씨’는 코믹연기로 정평이 나 있는 최성국과 공형진이 각각 대한이와 민국이 역을 맡고 있다. 그렇다고 이들 콤비가 영구나 맹구 같은 웃음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바보들을 통해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휴먼스토리의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가 ‘대한이 민국씨’다.
대한이와 민국이의 장점은 바보라는 것이다. 이들은 배운 것은 없지만 세차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세차장에서 화풀이를 하는 박형사(윤제문 분)에게 심한 구타를 당한 뒤 고소를 하기로 하고 소장을 만들었는데 아는 형사를 찾아가면 잘 도와줄 거라는 말에 박형사를 찾아간다. 또 세차장에서 넘어진 손님이 고소를 하겠다고 하자 그 손님을 업고 박형사에게 데려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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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인이라면 불가능한 상황이겠지만 이들에게는 충분히 납득이 가는 상황이다. 이유는 바보니까. 그리고 이런 이들의 행동은 극중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을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민국이는 꿈이 많다. 파일럿, 택시기사, 유리창닦이, 권투선수 등등. 새로운 것을 또 하고 싶다는 민국이에게 대한이가 “저건 할 수 없어”라고 핀잔을 주자 민국이는 당당하게 말한다. “왜 못해. 난 다 할 수 있어. 노력하면 돼.”
대한이에게 꿈은 하나다. 어려서부터 함께 자란, 지금은 미용실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 지은(최정원 분)이와 결혼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은이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민국이와 함께 버스 정류장을 옮기고 지은이의 미용실 앞에 횡단보도를 그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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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대한이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 지은이가 군인 손님의 머리를 깎으며 “군대를 다녀와야 진정한 남자라고 하잖아요. 군인이야 말로 일등신랑감이죠”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다. 남들은 비리까지 저질러가며 안가려 하는 군대를 대한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려고 한다.
정상인 사람이 그랬다면 ‘현실감이 너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겠지만 대한이와 민국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결국 이 영화는 두명의 바보를 통해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안하는 것을 되짚어 보게 하고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운다.
최성국과 공형진의 진정성 담긴 연기를 보는 것도 이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 여기에 윤제문과 세차장 사장 역에 이한위가 고수다운 연기력으로 힘을 보탰다.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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