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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랑 친구 도우러 왔어요”...KLPGA 챔피언십 찾은 男 골퍼들

임정우 기자I 2020.05.15 06:00:00
[양주(경기)=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누나랑 친구 돕고 대회 분위기까지 느낄 수 있어 좋네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약하는 이유호(26)와 김민규(19), 윤성호(24)가 14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가 열리는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유호와 김민규, 윤성호는 선수가 아닌 캐디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내온 여자 선수들을 돕기 위해서다. 이유호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3위 박성현(27)과 호흡을 맞추고 김민규는 강지선(24), 윤성호는 손주희(24)의 캐디백을 멨다.

박성현과 임시 캐디를 맡은 이유호.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에서 처음 열리는 공식 대회다. 코로나19 위험에서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이번 대회는 캐디를 제외한 가족과 선수 매니저 등의 출입을 금지했다.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울 가족이 없는 만큼 이번 대회에서 캐디의 역할을 더욱 커졌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박성현과 김세영(27), 이정은(24), 이보미(32) 등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만큼 누가 캐디로 나설지도 관심사였다. 13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박성현은 “아는 동생에게 캐디를 부탁했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이정민에게 소개받아 캐디를 구했다”고 밝혔다.

박성현의 아는 동생은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 데뷔를 앞둔 신인 이유호다. 코로나19로 KPGA 코리안투어 개막이 미뤄지면서 이유호는 박성현의 캐디로 이번 대회에 나오게 됐다. 지난주 박성현의 연락을 받은 이유호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박성현과 함께 2014년부터 연습한 만큼 흔쾌히 돕기로 했다. 이유호는 “성현이 누나 캐디가 자가격리 등의 문제로 못 오게 돼 그 자리를 대신하기로 했다”며 “성현이 누나를 도울 수 있게 돼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유호는 연습 라운드와 1라운드를 돌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박성현이 세계랭킹 3위다운 경기력과 코스 매니지먼트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성현이 누나와 코스를 돌아보니 역시 세계적인 선수다웠다”며 “코스 매니지먼트 부분에서는 확실히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민규가 캐디로 호흡을 맞추는 강지선은 올 시즌 KLPGA 투어에 데뷔한 신인이다. 김민규는 “지선 누나와는 어렸을 때부터 친하게 지낸 사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열리는 첫 대회에 함께 나오게 돼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윤성호는 손주희와 동갑내기 친구다. 그는 “친구의 부탁이고 여자 선수들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도 궁금해 옆에서 돕게 됐다”며 “KPGA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한 경험이 주희의 성적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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