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 '가시나'로 폭풍질주…'애프터 걸그룹'의 좋은 예

김은구 기자I 2017.09.08 09:56:30
선미(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가수 선미가 솔로곡 ‘가시나’로 거침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 선미는 현재 걸그룹 열풍의 시초였던 원더걸스 출신으로 이번 성적은 ‘애프터 아이돌’의 좋은 예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선미는 지난달 22일 발매한 솔로곡 ‘가시나’로 최근 음악 순위프로그램에서 연이어 1위를 차지했다. 3일 SBS ‘인기가요’, 6일 MBC뮤직 ‘쇼 챔피언’, 7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8일 KBS2 ‘뮤직뱅크’에서도 1위 후보에 올라 수상이 기대된다. 선미는 ‘가시나’로 특유의 섹시미뿐 아니라 귀여운 표정 등 자신의 다양한 매력을 무대에서 발산하며 호응을 얻고 있어 수상 가능성은 충분하다.

음원 성적도 눈길을 끈다. 이번 신곡은 발매 직후에는 8개 주요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중 세곳에서 1위를 차지하더니 지난 4일에는 지니, 벅스, 올레뮤직, 몽키3 4곳에서 1위, 다른 차트에서는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7일 오전에도 8개 차트 모두에서 2~4위를 달리고 있다. 대중음악 팬들의 플레이 리스트에 선미의 ‘가시나’가 꾸준히 포함돼 있다는 방증이다.

선미(사진=이데일리DB)
◇ ‘선택의 기로’ 후배 걸그룹들에 롤모델 제시

선미의 이번 성적표는 의미가 각별하다.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 중간에 공백은 있었지만 10년을 활동한 후 팀 해체와 함께 소속사를 옮겨 솔로로 선보인 첫 음원이기 때문이다. 가수로서 자신의 정체성과 가치를 동시에 입증했다. 강태규 대중문화 평론가는 “선미는 ‘가시나’로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으면서 향후 자신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한 계획까지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며 “원더걸스 해체가 가수로서 자신에게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무대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선미는 특히 후배 걸그룹 멤버들에게 하나의 본보기를 제시했다. 퍼포먼스를 앞세워 소위 보여주는 음악을 하는 걸그룹은 아무리 인기가 높아도 10년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 데뷔 후 7년 또는 재계약 후 몇년 더 기획사와 계약기간이 끝나면 걸그룹 멤버들은 연예인으로서 각자 자신의 비전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군무를 소화하기에는 흐르는 세월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 언제인가는 찾아올 선택의 기로에 서야하는 걸그룹 멤버들에게 선미가 거두고 있는 성과는 롤모델이 되기에 충분하다.

선미(사진=이데일리DB)
◇ JYP와 YG 혼합해 ‘끼 극대화’

선미가 데뷔 후 10년간 몸담았던 JYP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어반자카파, 박원 등이 소속된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할 때만 해도 의아해하는 분위기가 컸다. 양쪽의 음악적 색깔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신의 한수였다. 선미는 새 소속사에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음악을 꽃피웠다. 걸그룹이 장점인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쌓아온 가수로서 자신의 소양에 YG엔터테인먼트의 스타일을 입혔다. YG에서 숱한 히트곡을 만들었던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더 블랙 레이블’과 합작은 새 기획사였기에 가능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보름달’, ‘24시간이 모자라’ 등 JYP에서 솔로로 활동할 당시 드러냈던 특유의 끼를 극대화해 배합했다.

더구나 선미는 이번 활동을 기획단계부터 직접 주도했다. 흔히 아이돌 그룹은 기획사 주도로 만들어진 음악을 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선미는 그런 선입견을 벗어나 아티스트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류호원 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선미가 아이돌 가수에 머물러 있었다면 더 블랙 레이블과 협업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선미가 단순히 섹시 여가수가 아니라는 것을 테디도 알아본 것”이라고 말했다.

강태규 평론가는 “선미의 ‘가시나’ 무대는 작위적인 느낌이 아니라 아티스트가 갖고 있는 기본적 몸의 소양이라는 느낌을 준다. 몸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다”라며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음악과 퍼포먼스가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기에 가능한 무대다. 때문에 선미의 다음 번 무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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