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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혹은 멤버 증원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이하 ‘우결’)가 오는 5월 6일 종영한다. ‘우결’은 2008년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히 MBC 주말 예능을 책임졌다. 특히 알렉스와 신애, 앤디와 솔비, 크라운 제이와 서인영 등 ‘우결’ 1기 멤버들은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이도 옛말이 됐다. MBC 측은 재정비 이후 시즌5로 돌아온다고 밝혔지만 기약 없는 약속이다. 사실상 폐지로 해석이 가능하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는 봄 개편을 맞아 인원수를 늘렸다. 지난해 개편 추진 과정에서 역풍을 맞은 ‘런닝맨’은 올 초 종영까지 염두에 두었다. 결국 기존 멤버 하차 없이 추가 영입을 택했다. 기존 6인 체제는 8인 체제로 정비됐다. 기존 멤버인 유재석·지석진·김종국·송지효·하하·이광수에 배우 전소민과 개그맨 양세찬이 합류했다.
◇낮은 시청률, 그럼에도
지난 15일 방송한 ‘우결’ 369회 시청률은 3.4%(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다. 가상 결혼이란 소재는 이미 오래 전 생명력이 다했다. 지나친 간접광고(PPL), 신인 띄워주기 등 각종 논란에도 지속된 이유 중 하나는 중국 시장이었다. 포맷 판매, 세계판 제작 등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 한한령으로 중국 시장이 막히며 이마저도 요원한 일이 됐다. 결국 MBC는 칼을 빼들었다.
SBS ‘런닝맨’도 마찬가지다. ‘런닝맨’은 중국 시장 포맷 판매의 성공 사례였다. 중국 저장위성TV에 포맷을 판매해 중국판 ‘런닝맨’인 ‘달려라 형제’ 수익 일부를 챙겼다. 국내 시청률은 지상파 3사 꼴찌로, 지난해부터 줄곧 한 자릿수였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한령 이후 저장위성TV가 ‘달려라’로 제목을 바꾸는 등 거리를 두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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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은 양날의 검이었다. 새로운 기회였지만, 동시에 중국 시장에 집중한 나머지 작품의 완성도가 뒷전이 되는 사례도 있었다. 변화 없는 ‘고인 물’이 되기도 했다. 드라마는 일본 시장을 통해 이를 한 차례 학습했지만, 예능은 그럴 기회가 없었다. 한한령을 계기로 특정 시장에 목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체험했다.
일각에선 이번 변화를 기회로 해석한다. 몇 년 사이 tvN과 JTBC로 대표되는 케이블채널과 종편이 지상파를 위협하고 있다. tvN ‘윤식당’은 최고 14.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까지 치솟았고, JTBC ‘한끼줍쇼’는 수요일 심야 터줏대감인 MBC ‘라디오스타’를 맹추격하고 있다. 비지상파가 일찌감치 시즌제 등으로 프로그램 경쟁력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면, 지상파는 상대적으로 자유롭지 못한 편성 탓에 ‘오래된’ 예능이 주를 이뤘다. “이번 개편을 지상파 예능의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