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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먼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선발등판해 8회까지 홈런 1개 포함 5피안타 1사사구에 1실점(1자책)하고 팀의 23-1 승리를 이끌었다. 팀의 3연패를 끊어낸 호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롯데의 화력이 폭발했던 경기였다. 프로야구 역대 한 경기 최다안타인 29개를 뽑아내며 무려 23득점을 올렸다. 역대 7번째 선발 전원안타, 전원타점의 기록은 덤이었다. 6회를 제외하고는 매 이닝 득점을 올렸을 정도로 롯데 방망이가 뜨거웠던 날이었다.
물론 타선이 점수 많이 내주면서 경기 운영이 쉬워졌다고도 볼 수 있지만 유먼의 호투가 없었다면 롯데의 완승도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롯데는 1회 상대 선발 볼스테드를 상대로 연속 5안타에 문규현의 적시타까지 더해지며 4-0으로 앞서고 있었다. 1회말 롯데의 수비. 유먼은 차분히 마운드에 섰다.
유먼이 1회 바로 실점을 했다면 상승세의 분위기는 다소 꺾일 수도 있었던 상황이 됐을지 모른다. 두산은 이날 경기 전까지 팀 타율 3할1푼4리를 기록하고 있었다. 9번의 공격 기회가 남은 상황에서 섣불리 승패를 장담하기엔 두산의 화력은 무시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김시진 롯데 감독이 4점을 뽑은 이후 항의를 하러 그라운드에 나왔다는 점도 이를 증명한다. 1회 적시타를 때려낸 문규현이 2루까지 파고들었지만 태그아웃 당하자 김 감독은 항의를 위해 그라운드로 나왔다. 그만큼 1회 4점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더 많은 점수가 필요했다.
유먼의 1회가 더 중요했던 이유는 또 있다. 유먼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선수들이 줄줄이 나오기 때문이었다.<표 참조>
유먼은 1회 세 타자를 완벽하게 잡으며 타선의 지원에 화답했다. 첫 타자 민병헌은 직구로 윽박지르다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어 삼진으로 잡아냈고 오재원은 묵직한 직구로 범타를 유도했다. 마지막 김현수 역시 직구만 5개를 뿌리며 땅볼로 돌려세웠다. 유먼의 압승이었다.
이날 경기는 1회초 롯데가 4점 냈을 때가 아니라 1회말 유먼이 압도적으로 세 명을 삼자 범퇴로 막으며 만들어진 셈이었다.
이후 타선의 지원까지 곁들여지니 유먼은 날개를 달 수 밖에 없었다. 2회엔 병살로 솎아내며 첫 위기를 넘겼고 4회까지 그렇다할 위기는 찾아오지 않았다. 유일했던 실점은 5회였다. 이원석에게 직구에 솔로홈런을 맞은 것이 유일했다.
8회까지 투구수 97개. 유먼은 9회부터 마운드를 김유영에게 넘기며 완벽하게 승리 요건을 챙겼다. 덕분에 두산의 16게임 연속 두 자릿수 안타 행진도 저지할 수 있었다. 유먼은 이날 승리로 7승째를 거둬 장원삼(삼성)과 함께 다승 공동 선수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