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레이디 가가 내한 공연의 두 감탄사 `헉`과 `헐`

조우영 기자I 2012.04.28 12:06:03
▲ 레이디 가가(사진제공=현대카드)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이름값만으로도 내한 전후 숱한 화제를 뿌렸던 레이디 가가의 공연은 딱 두 마디 감탄사로 요약된다. 속된 말로 `헉`과 `헐`이다.

"한국 정부가 내 공연을 18세 이상만 볼 수 있게 했다. 그런 공연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보여주겠다." 그의 호기 어린 장담에 4만 5000여 팬들은 환호했다.
 
레이디 가가는 지난 27일 밤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의 `더 본 디스 웨이 볼 글로벌 투어`가 한국에서 그 서막을 연 것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레이디 가가의 이번 공연에 청소년 관람 제한 조처를 내렸다. 앞서 일부 보수 기독교 단체들은 그의 공연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 `헉` 숨 막히는 퍼포먼스..외설 아닌 예술

논란의 중심에 선 그가 어떤 퍼포먼스를 펼칠지 관심이 쏠렸다. 결론적으로 레이디 가가는 미워할 수 없는 악녀였다. 작은 체구의 그가 내뿜는 샤우팅과 파워풀한 몸짓에 팬들은 `헉` 숨이 막혔다. 열광은 그다음이었다. 일부에서 제기된 그의 선정성, 폭력성, 동성애 코드는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심지어 "귀엽다"는 말도 여기저기 터져 나왔다.
 
선박 컨테이너 40여 개와 전세 비행기 2대 분량의 장비로 들여와 만든 무대는 팝 오페라에 가깝다. 거대한 중세시대 성을 배경으로 해 레이디 가가의 왕국인 `킹덤 오브 페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이야기를 담았다.

곡에 따른 메시지가 분명했다. 수준이 다른 무대 장치와 효과, 안무팀, 가가의 음악적 역량이 뒷받침됐다. 거의 매곡 독특하면서도 전위적인 의상을 바꿔 입고 나오는 그가 신기할 정도였다. 와중에 `음악의 여신` 같은 아름다운 모습도 우주에서 온 외계인 같은 면모도 연출됐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생고기를 연상케 하는 붉은빛 드레스도, 살빛이 훤히 비칠 정도의 레깅스 차림도 당연했다. 여성 댄서와 오토바이에서 야릇한 행위도 선보였다.
 
하지만 가가의 압도적인 가창력과 건반 연주 실력, 넘치는 에너지, 적당한 `똘끼`는 그의 다소 불량해 보이는 이 퍼포먼스를 `외설`이 아닌 `예술`로 승화시켰다고 인정할 만했다.
 

 ◇ `헐` 깨알 만한 가가..관객 배려 아쉬움

그만큼 아쉬움도 컸다. 모든 관객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공연장 규모는 큰데 무대 위치 선정과 부수적인 설비가 미비했다. 올림픽주경기장은 계란형에 가까운 모양새여서 가로 폭이 길게 무대를 세워야 좌석과 스탠딩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음에도 세로 폭이 길게 무대가 마련됐다.

이 때문에 스탠딩이 아니라면 양옆 좌석이나 스탠딩 뒤쪽 좌석은 대다수가 무대 전체를 볼 수 없거나 `깨알 같은` 가가를 찾아봐야 할 정도였다. 특히 무대 양 쪽에 마련된 스크린마저 작아 멀리 앉은 관객들은 "집에서 DVD를 보는 만도 못하다"고 불평했다.
 
스크린을 통해 공연 대부분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관객들 역시 "카메라가 가가 위주가 아닌 댄서들이나 풀샷을 너무 자주 잡아 불만족스럽기는 마찬가지"라는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지붕을 개폐할 수 있는 전문 공연장도 아니어서 고가의 음향 시스템도 그다지 제 역할을 못했다. 음향이 울리거나 소리 크기가 들쑥날쑥해 몰입을 방해했다는 의견이다.

이날 국내 음악계 관계자는 물론 수많은 스타가 찾아 레이디 가가의 화려한 공연을 지켜봤다. 이들은 가가의 수준 높은 공연에 "K팝 아이돌이 아직은 세계적인 수준과 격차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가가의 문제가 아닌 전문 공연장이 없는 국내 현실에도 한숨이 나온다"고 입을 모았다.

 ▶ 관련포토갤러리 ◀
☞레이디가가 내한공연 사진 보기

▶ 관련기사 ◀
☞[포토]레이디가가 공연 볼 수 있어 행복해요!
☞[포토]레이디가가랑 비슷한가요?
☞[포토]레이디가가 첫 내한공연, 독특한 의상의 팬들
☞[포토]레이디가가 팬이라면 이 정도는 입어야죠!
☞관광 종결 제시카 알바 vs 잠행 레이디 가가
☞영등위, 레이디 가가 내한 공연에 `18금` 딱지 왜?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