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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차이나는 현재 별도의 오디션 프로그램 개최나 현지 신인팀 데뷔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로지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의 현지 활동 지원에만 집중할 계획이다. 하이브 아메리카, 하이브 재팬 등과 같이 현지에서 신규 아티스트를 육성했던 기존 해외법인과는 달리 제한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산하 레이블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 레이블즈로 편입되기 전인 2018년에 이미 ‘플레디스 차이나’(현지명 성찬성세)를 중국에 설립한 바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플레디스 차이나는 기존대로 플레디스 소속 아티스트 지원 업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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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의 중국 법인 설립은 한한령(限韓令, 한류 금지령) 해제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6년 이후 10년째 지속 중인 한한령으로 인해 한국 국적 아티스트는 중국 현지에서 대규모 공연을 개최하지 못하고 있다. 오는 9월 중국 하이난에서 4만 석 규모로 진행되는 ‘드림콘서트’를 기점으로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 가요계 관계자들은 하이브의 중국 법인 설립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앞서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가요 기획사들은 이미 중국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SM은 웨이션브이(WayV), JYP는 보이스토리 등 중국 현지 아이돌 그룹도 제작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SM은 주요 주주로 참여한 텐센트와 손잡고 중국 현지 아이돌을 2~3년 내 론칭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한령 해제 기대감과 더불어 중국 내 K팝 수요가 여전히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한국의 2022년 음반 수출액(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 기준)을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이 5132만 6000달러(약 708억 원)로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1년 만에 3390만 달러(약 468억 원)로 급감하며 3위로 떨어졌다. 특히 2023년 8월은 수출액이 사실상 바닥에 가까웠다. 2023년도는 K팝 음반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던 때이기에 중국 내 K팝 수요가 떨어진 게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회복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2024년 일본 수출액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중국 수출액이 5978만 9000달러(약 825억 원)로 크게 뛰었다. 이 기세를 이어받아 중국은 일본·대만·미국을 넘어 올해 1~3월 한국 음반 수출액 1296만 2000달러(약 178억 원)로 1위를 기록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주요 도시에서 하이브 아티스트들의 팝업스토어가 반복적으로 개최되고 있다”며 “유의미한 오프라인 팬덤 수요가 확인된 만큼 중국 내 공연 재개 시 두드러지는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