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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전에서 터키에 세트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2012년 런던 대회 4강 신화를 9년 만에 재현했다. 아울러 1976년 몬트리얼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날 터키를 이긴 한국은 브라질(세계랭킹 2위) 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4위) 8강전 승자와 4강전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브라질과 조별리그에서 맞붙어 0-3으로 패한 바 있다.
한국은 1세트를 맥없이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9-9 동점에서 연속 4득점을 허용하며 균형이 깨졌다. 범실까지 겹쳐 점수 차가 10-17까지 벌어졌다. 이후에도 터키의 높은 블로킹 벽을 뚫지 못했다. 17-25로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부터 한국은 전혀 다른 팀이 됐다. 1세트 흔들렸던 블로킹과 수비가 살아났다. 세트 초반 양효진이 블로킹 2개를 잡고 흐름을 가져왔다. 박정아의 공격도 불을 뿜었다.
초반 8-4 더블스코어 리드를 잡은 한국은 이후에도 터키를 압도했다. 10-6으로 앞선 상황에서 김수지의 서브득점과 김연경의 스파이크로 2점을 더했다. 12-7로 리드한 가운데 상대 실책 등을 등에 업고 연속 5점을 뽑아 승부를 갈랐다. 양효진은 2세트에서만 블로킹을 3개나 잡아냈다.
한국은 최대 승부처였던 3세트 터키와 접전을 이어갔다. 세트 초반 8-5로 앞섰던 것을 제외하면 1~2점 차 접전이 계속됐다.
한국은 21-21 동점에서 김연경의 연속 공격 득점으로 2점 차 리드를 가져왔다. 터키가 1점 따라붙자 23-22에서 교체로 들어온 정지윤이 스파이크를 성공시켜 세트포인트에 도달했다.
한국은 이후 심판의 석연치 않은 네트터치와 캐치볼 파울 선언으로 내리 2점을 내줘 24-24 듀스를 허용했다. 하지만 26-26 동점에서 상대 터치네트 범실로 달아난 한국은 박정아의 터치아웃 득점을 더해 3세트를 기어코 따냈다.
4세트에서 한국은 다시 터키에 끌려갔다. 초반 2-8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김연경이 레드카드를 받고 1실점을 당하는 상황도 나왔다. 하지만 교체로 들어온 정지윤이 연속 득점을 올렸다. 김연경의 공격까지 살아나면서 격차는 9-12까지 좁혀졌다.
한국은 추격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14-16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터키의 반격은 매서웠다. 터키에 내리 4점을 내줘 14-20으로 다시 점수 차가 벌어졌다. 4세트는 18-25로 터키가 가져갔다.
운명의 5세트가 찾아왔다. 한국은 김연경의 공격으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터키도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면서 세트 초반 3-6으로 끌려갔다.
한국은 다시 추격을 시작했다. 박정아의 스파이크와 김희진의 블로킹이 출발점이었다. 박정아의 공격으로 7-7 동점을 만든데 이어 상대 범실까지 얻어 8-7 역전에 성공했다.
한국은 표승주의 서브 미스와 상대 서브득점으로 9-10 역전을 허용했지만 김연경의 스파이크로 10-10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김연경의 공격으로 재역전을 이뤘다.
터키는 박은진의 서브에 리시브가 무너졌다. 공격 범실도 이어졌다. 스코어는 13-10까지 벌어졌다. 이어 13-11에서 블로킹 득점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다. 터키도 그냥 물러서진 않았다. 연속 2득점을 뽑으며 14-13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한국은 마지막 순간 김연경이 끝냈다. 김연경은 터키의 블로킹과 수비를 뚫고 강스파이크를 상대 코트에 내리꽂아 승리를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이날 28득점을 책임지면서 에이스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디그도 양 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16개나 해낼 정도로 수비에서도 절대적인 수훈을 세웠다.
박정아도 16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센터 양효진은 11득점 가운데 블로킹으로만 6점을 기록했다. 김희진도 블로킹 3개 포함, 9득점을 올리며 수훈을 세웠다.
터키는 메리헴 보즈가 24득점, 에다 에르뎀이 15점, 제흐라 귀네슈가 14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한국 선수들의 투지를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