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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은 다르지만 해외 프로스포츠에서 활약하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스타들이 서로 온라인을 통해 만났다.
토트넘 구단은 2일(현지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맹활약하는 손흥민(29·토트넘)과 미국프로풋볼(NFL) 올스타에 빛나는 구영회(27·애틀랜타 팰컨스)의 온라인 화상대화를 공개했다.
손흥민과 구영회는 비록 종목은 다르지만 어릴때 해외로 건너간 뒤 각자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선수로 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나란히 등번호 7번을 달고 뛴다는 점도 같다.
16살이던 2008년 독일 프로축구 함부르크 유스팀에 진출한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레버쿠젠, 함부르크) 무대를 거쳐 현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월드클래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모님을 따라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으로 이민 온 구영회는 2017년 미식축구팀 LA 차저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NFL 무대를 밟았다. 한 시즌만에 방출되는 아픔을 딛고 지난 시즌 애틀랜타에서 23개의 필드골(성공률 88.5%)을 성공시키며 리그 정상급 키커로 발돋움했다. 지난 시즌 생해 첫 프로볼(올스타전)에도 출전하는 영광을 맛봤다.
구영회는 손흥민에 대한 팬심을 숨기지 않았다. 구영회는 “어릴 때는 박지성이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이었지만 지금은 토트넘의 팬이 됐다”며 “바로 손흥민이 있어서다”고 말했다. 이어 “컴퓨터 게임에서도 토트넘을 쓴다”며 “손흥민이 토트넘을 대표하기 때문에 손흥민의 ‘왕팬’이 됐다”고 강조했다.
둘은 어릴적 낯선 땅에서 운동을 시작한 얘기를 나누며 서로의 마음을 전했다.
구영회는 “한국에서 살때는 내가 미식축구 선수가 될지 몰랐다”며 “미국에 이민 와 친구를 사귀려고 미식축구를 시작했는데 완전히 빠져들었고, 축구보다 더 좋아하는 운동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운 좋게 조지아 서던 대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진학한 뒤 NFL 무대에 들어가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면서 기회를 잡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나는 약간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데 난 이미 축구를 시작했고, EPL 무대에서 뛰는 것이 내 꿈이었다”며 “U-15 대표팀에 있을 때 독일에서 온 스카우트가 나를 뽑아준 덕분에 독일에서 축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어린 나이에 고국을 떠나 생활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이미 박지성과 다른 선수들이 이미 유럽에서 뛰고 있었다”며 “그것이 내 꿈이었고 이제 토트넘에서 꿈을 이뤄냈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구영회는 사실 손흥민과 직접 만날 뻔한 기회도 있었다. 토트넘은 2019년 새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개장하면서 NFL 경기를 유치해 2019년 10월에 경기를 치른 바 있다. 구영회의 소속팀인 애틀랜타 팰컨스는 지난해 이 곳에서 경기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구영회는 “런던에서 경기를 치렀던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많이 들었다”며 “꼭 다시 경기 일정이 잡혀서 런던에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흥민 역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은 정말 멋진 곳이다”며 “일정이 다시 잡혀 런던에서 만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