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조수미 "휠체어 경험한 3개월..안겪어보면 몰라"

조진영 기자I 2018.03.09 11:25:20

9일 개회식서 소향과 주제가 'Here as One'
"의미 있는 일에 소중한 시간 쓰고 싶어 결정"
'휠체어 그네' 제작해 장애 아동들에게 기부

세계적인 소프라노 성악가 조수미 씨가 지난해 10월 경남 김해은혜학교에서 열린 휠체어 그네 기증식에서 꽃다발을 준 장애어린이를 안아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조진영 조희찬 기자] 소프라노 조수미 씨가 “그분들(장애인)을 더 이해하고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평창동계패럴림픽 공연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성악가 조수미 씨는 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에서 가수 소향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그는 이날 YTN라디오 ‘출발새아침’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발목 부상으로 석 달 동안 휠체어를 타고 해외 공연을 다닌 경험을 소개하며 이 같이 말했다. 조 씨는 “브라질 공연날 트레이닝머신에서 운동을 하고 내려오다 다리를 삐끗했는데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된 적이 있었다”며 “이후 세 달 동안 휠체어를 타고 앉아서 노래하기도 했다”고 몸이 불편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 가는 게 걱정이 될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며 “장애는 겪어보지 않으면, 경험하지 않으면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굉장히 불편하고 힘들고 무섭고 두려웠지만, 지금은 그분들(장애인)을 더 이해하게 돼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제가 뭔가 해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패럴림픽에 앞서 치러진 올림픽 개막식에서 조 씨를 볼 수 없어 아쉬웠다는 반응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그는 “많은 무대에 섰고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했는데 이제는 정말 스스로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일에 소중한 시간을 써야겠다고 생각해왔다”며 “패럴림픽에 그 의미가 굉장히 맞다고 생각했고 1년 전 개막식 초대를 받았을 때 매우 기쁘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가 이번 개회식에서 부르는 노래는 패럴림픽 주제가인 ‘Here as One’(평창, 이곳에 하나로)이다. 가사도 직접 썼다. 조 씨는 “노래 가사 중에 ‘어둠 속에 한줄기 그 빛을 따라서 운명을 넘으리라, 우리 함께라면’이라는 부분이 있다”며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성공적으로 진행되는걸 보면 열정이 우리를 움직인다는 팩트(사실)가 프루브(증명)된 것 같아서 너무 자랑스럽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조 씨는 2014년부터 매년 장애 아동들이 탈 수 있는 ‘휠체어 그네’를 기부하고 있다. ‘휠체어그네’는 휠체어에 탄 상태로 탑승이 가능한 그네다. 그는 “(장애) 아이들이 탈 수 있는 놀이구를 선물하고 싶어 제작하게 됐다”며 “8~9대 가량 기부했다”고 말했다.

패럴림픽 홍보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직 평창의 열정은 끝나지 않았다”며 “선진국일수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의 힘이 필요한 분들과 함께 해야한다”고 패럴림픽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2003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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