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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한국 조직위원회’ 홍보대사이기도 한 안정환은 4일 밤 파주NFC 강당에서 30여분 동안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신태용 감독의 요청으로 U-20 대표선수들을 만난 안정환은 2002 월드컵 이탈리아전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장면을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안정환은 우선 부담과 긴장감을 떨쳐버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그는 “경기 초반에 찾아온 좋은 기회에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나중에 경기 비디오를 보니까 평상시 페널티킥을 차기전에 늘 하던 루틴(습관적 행동)을 그날만큼은 하지 않더라. 아마도 그게 실축의 이유였던 것 같다”라며 “평소 습관을 잊어버릴 정도로 수많은 홈팬들 앞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이 그만큼 힘든 것이다. 여러분들은 이것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항상 축구 생각을 하고, 끊임없이 시뮬레이션 훈련을 해서 자신의 뇌에 그것을 주지시킨다면 언젠가는 그것이 본능적으로 나온다”고 본인 만의 노하우를 전하기도 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조영욱(고려대)이 “공격수로서 골에 대한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나?”라고 묻자 안정환은 “나는 이탈리아전때 남은 시간 내내 속으로 울면서 뛰었다. 경기에 지면 다른 나라로 이민가려고 했다. 하지만 너희들은 지금 그 정도는 아니지 않느냐”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러면서 “골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공격수는 이 세상에 한명도 없다. 그러므로 골 못 넣는다고 스트레스를 받고 지나치게 고민에 빠지지 말아라. 그냥 이 악물고 뛰는 것 외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조언했다.
특강이 끝난 뒤 안정환은 이날 생일을 맞은 하승운(연세대)을 위해 선수들이 마련한 생일 케이크를 전달하며 기운을 불어 넣어줬다. 피부관리에도 신경쓰라며 선수들 모두에게 썬크림을 선물하기도 했다.
강의를 들은 이상민(숭실대)은 “좋아하는 안정환 선배님을 직접 보게돼 기뻤다. 선수들이 실제로 느끼고 있는 점을 본인의 경험에 비추어 말씀해주셔서 공감이 갔다”며 “몇몇 방법들은 개인적으로 시도해보고 싶다. 다가오는 U-20 월드컵의 중요성을 새삼 느낀만큼 더 간절하게 운동장에서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안정환에게 특강을 요청했던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은 “홈 그라운드에서 하는 경기가 오히려 어린 선수들에게는 부담이 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다. 홈에서 열린 2002 월드컵에서 극과 극을 경험했을 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편안하게 조언해줄 수 있는 축구인으로 안정환이 생각나서 연락했다. 다행히 흔쾌히 수락해 주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