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SK 최정 "외국인 타자 타이틀 독식 막겠다"

박은별 기자I 2014.01.06 14:12:03
[문학=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SK 최정은 올시즌 후 FA를 앞두고 있다. 벌써부터 그를 두고 몸값 100억원은 훌쩍 넘어갈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올 정도로 가장 주목받는 예비 FA 대어다. 여기에 수준급의 외국인 타자들까지 리그에 가세했다. 한국 최고의 타자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더욱더 치열해진 경쟁. 2014년 새해를 맞는 최정의 각오가 남다른 이유다.

최정은 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년도 선수단 신년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근황을 전하며 올시즌 각오를 밝혔다. 최정은 “체력이 많이 중요하다는 걸 느껴서 지구력, 폐활량을 늘리는 훈련을 하고 있다”면서 “올시즌 목표는 아직 잡아놓지 않았다. 꾸준한게 좋다. 30홈런-30도루 이런 목표보다는 3할 타율에 20홈런, 80타점 이상 내고 싶은 마음이다”고 말했다.

최정의 지난 시즌 성적은 120경기에 나와 타율 3할1푼6리, 28홈런, 83타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의심할 여지없이 한국 최고의 타자 중 하나다. 그런 최정의 2014시즌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의 거취때문이다.

올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 그에게 해외 진출에 대한 욕심도 물었다. 그는 “아직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카우트 제의가 오면 기대를 하진 않을까 싶다. 시즌 들어가서 하다보면 그런 목표도 생길 것이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최정과 스캇이 낼 하모니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SK는 이번 겨울 MLB 통산 889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타자이자 거포 스캇 영입에 성공했다. 스캇은 올시즌을 앞두고 한국 무대에서 선보이는 최고의 용병타자로 손꼽히고 있다. 최정은 이에 대해 “기대된다. 승부보다 많이 배워보고 싶다”면서 “열심히 해서 외국인 타자들의 타이틀 독식을 막아보고 싶다”는 각오도 밝혔다.

다음은 최정과 일문일답.

-몸상태는 어떤가

▲괜찮다. 캠프 때 몸이 많이 좋지 않아서 일찍 돌아온 건 아니었다. 한국에 와서 운동을 잘 못했다. 대신 중점적으로 한 건 지구력, 폐횔량을 키우기 위해 러닝이다. 1월부터 더 집중해서 운동 할 생각이다.

-러닝을 많이 한 건 작년에 체력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기 때문인가

▲그렇다. 체력이 많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많이 뛰면 체력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힘이 기술을 이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힘이 떨어지면 되지 않는다. 똑같은 스피드의 공에 대처한다 했을 때 시즌 초반과 후반 순발력 차이가 많다는 걸 느꼈다.

-올시즌 외국인 타자들이 많이 들어온다. 기분이 어떤가

▲기대된다. 승부를 한다기 보다 많이 배워보고 싶다. 스캇은 기록도 좋고 메이저리그서도 뛰었던 선수다. 베테랑이라 내가 배울 게 많을 것이다. 함께 클린업을 치게되면 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용병이 들어오면서 국내 선수가 뛸 자리가 하나 줄어 아쉽지만 그래도 그만큼 한국야구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열심히 해서 외국인 타자들의 타이틀 독식을 막아보고 싶다.

-내년 시즌 FA가 된다. 해외진출에 대한 생각은 있나

▲아직 생각은 안해봤다. 시즌 들어가서 하다보면 그런 목표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아무 생각없다. 그런 제의가 오면 기대를 하진 않을까 싶다.

-지난 해 타이틀을 따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나

▲많았다. 중반까지만해도 이렇게 하면 타이틀 하나라도 따지 않을까 싶었는데 결국 제자리로 돌아오더라. 올해는 잘하고 싶다. 꾸준한게 좋다. 30홈런-30도루 이런 목표보다는 3할 타율에 20홈런, 80타점 이상 내고 싶은 마음이다. 작년보다는 더 잘 하고 싶다. 나는 하루하루 목표를 잡고 살아가는 스타일이다.

-작년보다 올해 더 나아지고 싶은 점은 뭔가

▲좋았을 때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체력적인 아쉬움을 작년에 많이 느껴서 힘이 빠지는 그런 부분들을 줄이려고 한다. 캠프 때도 미친듯이 하기보다 힘 조절, 체력 유지를 잘 하고 싶다.

-연봉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구단 측과 한 번 만났다. 별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내심 바라고 있다.

-올시즌 목표를 구체적으로 잡아둔게 있나

▲목표를 잡고 뭘 하려고 하면 늘 실패하는 스타일이다. 기대를 하면 잘 못한다. 존재감없이 조용히 하고 싶다. 목표는 마음속으로도 잘 정해놓지 않는다.

-지난 해 실책이 많았다. 실책을 줄이고 싶은 마음은

▲수비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도 사실 신경도 안쓰고, 잘한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냥 볼이 오는 거 잡는 것 밖에 없다. 작년에 실수를 많이 해서 안좋은 소리가 들리니 더 신경쓰이고 수비가 안되더라. 원래 못잡을 것 같은 타구도 그냥 막 들어가서 잡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더 쉽게 생각하려고 한다. 부담을 갖기 보단 작년엔 그냥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별 부담 안느끼려고 한다.

-올시즌은 팀의 중심타자로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도 클 것 같다

▲지금까지 4강 진출은 쉽다는 느낌이었다. 늘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올라갔던 팀이고 시즌을 치르다보면 쉽게 할 수 있는 게 4강인 것 같았다. 그런데 하위권으로 떨어지고 나서 TV로 다른 팀이 게임하고 있는 것을 보면 ‘나는 여기서 뭐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나는 시즌이 끝났는데, 다른 선수들은 끝나지 않았다. 부러웠다. 마무리캠프서도 선수들이 ‘비참하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올해는 예전 마음가짐대로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작년에 4강에 덜어졌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보다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더 잘하려고 하다보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같은 마음으로 임하겠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