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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월드컵은 명장들의 무덤’이라는 징크스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16강 진출에 탈락한 감독들이 잇따라 옷을 벗을 처지에 놓였다.
경질 1순위는 바로 스페인의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63)이다. 이번 월드컵 최대 이변은 ‘무적함대’ 스페인의 몰락(조별리그 1승 2패)이었다. 스페인의 16강 탈락은 주류 흐름이었던 ‘티키타카(탁구공이 왔다 갔다 한다는 뜻으로 축구에서 짧은 패스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 축구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스페인축구협회의 호르헤 페레스 이사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한 라디오 방송(Cope)과 인터뷰에서 델 보스케 감독의 경질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스페인의 탈락은 축구계 가장 큰 이변으로 받아들여 졌기 때문에 그가 스스로 사퇴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의 사령탑을 맡은 로이 호지슨 감독(66·영국)도 16강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잉글랜드는 명성에 비해 월드컵마다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해 감독들이 꺼리는 국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는 조별리그 2경기 만에 16강 탈락이 확정돼 호지슨 감독은 문책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경질 물망에 오른 감독으로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알베르토 자케로니(61·이탈리아)를 빼놓을 수 없다. 역대 최강의 스쿼드를 자랑하는 일본 대표팀의 조별리그 성적은 1무 2패. 처참한 수준이다. 당초 한국보다 16강 진출이 유력시됐으나 25일 콜롬비아와 경기에서 1-4로 대패하며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탈락했다. 자케로니의 앞선 4강 발언은 결국 ‘코미디’로 마무리됐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68)과 우리나라 홍명보 감독(45)의 거취도 주목을 받고 있다. 두 나라 모두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하위에 쳐져 16강 진출이 어려운 상황이다. 카펠로 감독의 러시아는 1무 1패(H조 3위)로 16강 탈락 위기에 놓여 있다. 117억 원의 연봉이 무색하다는 평가다.
월드컵 역사상 우승팀의 감독은 항상 자국 감독으로 이뤄졌다. 러시아축구협회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위해 카펠로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카펠로 감독은 이탈리아 출신이다.
한국이 16강 진출에 탈락하게 되면 홍명보 감독 책임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전에서 부진한 박주영(슈팅 0개)을 알제리전에서도 ‘원톱’으로 기용해 용병술에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인맥 축구’를 구사한다는 비판이 쏟아진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벨기에전에서도 이전과 다르지 않은 선발 라인업을 구성할 것이라고 내비친 바 있다.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대회 중 전격 경질된 차범근 현 SBS 해설위원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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