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K리그 키워드 1], '부활'...안정환 박주영 되살아날까

김삼우 기자I 2008.03.06 15:28:52
▲ 친정팀 부산으로 돌아온 안정환 (사진제공=부산아이파크)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2008 K리그가 오는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리는 지난 시즌 챔피언 포항과 FA컵 우승팀 전남과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9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K리그 14개 구단의 감독과 선수들은 겨우내 심혈을 기울인 담금질을 마무리하고 출발 총성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의 가슴 속에는 각각 ‘우승’ ‘6강 플레이오프’ 등의 분명한 목표가 세워져 있다. 이데일리 SPN은 ‘부활’을 시작으로 ‘신라이벌’ ‘도전’ 등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이번 시즌 K리그 감상포인트를 짚어본다.

▲별들의 부활
우선 한때 고개를 숙였던 스타들의 부활 여부를 지켜 볼만하다. 비록 지난 시즌 여러 가지 이유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어도 이들이 되살아나면 2008 K리그에 다시 활기가 넘칠 수 있다.

무엇보다 수원 삼성에서 친정팀 부산으로 귀향한 안정환의 재기를 주목할만하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 J리그 등을 거쳐 K리그로 유턴했지만 지난 해 안정환은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 ‘반지의 제왕’이 아니었다. 25경기에 출전, 5골을 넣은 게 고작이었다. 정규리그에선 단 한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한국 축구 간판 골게터 노릇을 하던 예전의 골감각을 회복하지 못한 탓이다. '차범근 축구'에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주전 자리도 후배들에게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부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친정에서 재기하겠다는 뜻이었다. 이대로 스러질 수 없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축구 천재’로 불리던 박주영(FC 서울) 또한 부활을 노린다. 지난 해에는 부상으로 겨우 14경기에 출전, 5골을 넣는데 그쳤다. 우승후보로까지 꼽히던 FC 서울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도 실패한 것은 그를 비롯한 주전들의 부상 탓이 컸다.

일단 지난 달 열린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부활의 가능성을 알렸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두골을 몰아넣으며 한국 대표팀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중국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일본, 북한전에 나서지 못하고 K리그 개막전 출전까지 불투명해졌지만 조만간 그라운드에 복귀할 예정이다. 일단 불이 붙으면 무섭게 몰아치는 그의 득점포는 상대 팀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 올시즌 화려한 부활을 노리는 고종수 (사진제공=대전시티즌)

고종수(대전)는 ‘화려한 재기’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오랜 방황 끝에 지난해 대전에 입단, 옛스승 김호 감독을 만난 후반기부터 발동을 건 그는 올해를 본격적인 ‘부활의 해’로 잡고 있다. 이번 시즌에는 팀의 주장까지 맡아 한결 성숙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재진(전북)은 귀환 스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진출을 타진하다 결국 K리그로 방향을 돌린 그도 이번 시즌을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 2000년 고졸 유망주로 각광받으며 수원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나 K리그에서 그는 크게 보여준 게 없었다. 화려한 선배 스타들이 포진한 수원에서 주전 자리를 잡기도 힘들었다.

2005년 일본 J리그 시미즈 S펄스로 이적, 여기서 꽃을 피웠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고, 이후 이동국(미들즈브러)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한국 축구 간판 스트라이커 자리를 다투고 있다. 달라진 그의 실력을 K리그에 선보이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기대할만하다.

▲토종의 부활
안정환, 박주영, 조재진 등의 가세로 기대할만한 것은 토종의 부활이다. 지난 시즌 국내파 골게터들은 외국 선수들에게 눌려 기를 펴지 못했다. 정규리그 득점 랭킹 10위안에 국내 선수는 이근호(대구, 8골)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을 정도였다. 어시스트 부문도 마찬가지였다. 1위부터 6위까지 외국인 선수들이 휩쓸었다.

하지만 2008 시즌에는 지난 해 분전한 이근호를 비롯 박주영, 안정환, 조재진 등이 살아나면 외국 선수들과 대등하게 겨룰 수는 있다. 역시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일본, 북한전에서 2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스트라이커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염기훈(울산 현대)도 국내파의 주력 노릇을 할 수 있다.

▲옛 명문 부산의 부활
팀으로는 부산의 행보가 관심거리다. 부산은 1990년대만 해도 K리그를 호령하던 전통의 강호였다. K리그 정상을 네 차례 정복했고, 김주성 등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하지만 2000년대들어 쇠락했다. 안정환 등 스타들도 떠났다. 지난 시즌에는 14개 구단 가운데 13위로 떨어졌다. 군팀 상무를 제외하면 사실상 꼴찌였다.

이번 시즌 재도약을 선언했다. 한국 축구 간판 스트라이커 출신의 황선홍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영입했고, 안정환도 데려왔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구단 가운데 하나가 부산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 3일 K리그 사령탑이 모두 모인 기자회견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 포항만은 꼭 이기고 싶다는 투지를 보였다. 해 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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