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은퇴식' 전희철, 마지막 인사는 큰 절로

노컷뉴스 기자I 2008.11.02 18:40:39

[노컷뉴스 제공] 유니폼이 아닌, 정장을 입고서 코트로 걸어 나온 전희철(35)의 눈은 이미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그리고 결국 팬들의 뜨거운 박수 속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에어본’ 전희철 SK 2군 코치가 2008-2009시즌 홈 개막전에서 정들었던 코트와 작별인사를 했다.

전희철은 2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의 2008-2009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SK 홈 개막전 하프타임에 은퇴식을 갖고 자신의 배번 13번을 영구결번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5월 SK와 선수 계약이 만료된 전희철은 SK의 2군 감독 제안을 수락하며 25년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전희철은 90년대 농구대잔치 스타로, 1997년 프로 출범과 동시에 동양(현 오리온스)에 입단해 2001-2002시즌 동양의 통합우승을 주도하는 등 지난 10년간 프로농구의 간판으로 활약해왔다.

마지막 5년간 뛰었던 SK에서 현역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도자 길에 들어선 전희철은 이날 자신의 등번호 13번을 영구결번하면서 영예롭게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프로농구계에서 영구결번된 선수는 고 김현준 코치(10번ㆍ삼성)와 '농구대통령' 허재 KCC 감독(9번ㆍ동부), 김유택 국가대표팀 코치(14번ㆍ모비스)에 이어 4번째다.

이날 아내 권정은씨 등 가족들이 함께 한 가운데 은퇴식에 나선 전희철은 “은퇴식을 마련해 주신 SK에 감사드립니다”라고 입을 뗀 직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채 말을 잇지 못했다.

힘겹게 다시금 마이크를 잡은 전희철은 “25년간 선수생활 하면서 저와 함께 했던 모든 분들, 부모님, 그리고 어려울 때 힘이 되어준 아내와 두 딸,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큰 힘은 팬 여러분이었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라는 은퇴 소감을 밝힌 뒤 붉어진 눈시울로 관중석을 향해 큰 절을 올렸다.

팬들은 아쉬움에 연신 눈시울을 붉힌 전희철의 이름을 연호하며 지도자로 새 출발을 하는 그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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