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훈아는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해 ‘고향역’, ‘영영’, ‘무시로’, ‘갈무리’, ‘잡초’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내며 ‘트롯 황제’로 군림했다. 2006년 진행한 공연을 끝으로 긴 시간 활동을 중단한 그는 2017년 새 앨범 ‘드림 어게인’(Dream Again)을 내며 가요계에 컴백했다.
컴백 이후에도 방송 출연은 없었다. 나훈아는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통해 2006년 MBC 특별기획 ‘나훈아 스페셜’ 이후 14년 만에 방송에 출연해 시청자들과 만나게 된다. KBS를 통한 방송 출연은 1996년 ‘빅쇼’ 이후 무려 24년 만이다.
◇‘출연료 0원’ 통 큰 결정
KBS는 약 6개월 전부터 나훈아를 섭외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훈아는 코로나19 관련 상황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공연을 통해 위로를 주고자 전격적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나훈아는 KBS를 통해 “코로나19 때문에 ‘내가 꼭 공연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있으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인 만큼 나훈아는 ‘노개런티’로 이번 공연에 임하기로 했다. “그 어느 때보다 진심을 다하고 싶다”는 나훈아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KBS는 전했다. 나훈아는 지난 2월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대구에 익명으로 3억 원을 기부하며 통 큰 면모를 보여준 바 있다.
◇데뷔 후 첫 언택트 공연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나훈아가 데뷔 후 처음으로 진행하는 언택트 공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공연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초 KBS와 나훈아는 야외에서 관객과 함께하는 ‘매머드급’ 공연을 선보이고자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언택트 공연으로 방향을 돌렸다.
공연에는 지난 10일까지 KBS 홈페이지를 통해 방청 신청을 한 이들 중 추첨을 통해 관람 기회를 얻은 1000명의 온라인 관객이 함께한다. 신청 기간 중 일시적으로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공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이번 공연의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나훈아 씨는 지금껏 단 한 번도 오프라인 관객이 없는 곳에서 공연을 해본 적이 없는 분이다. 굉장히 큰 결심을 한 것”이라면서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출연료를 단 한 푼도 받지 않는 악조건을 감수하고 언택트 공연이라는 낯선 영역에 도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더욱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훈아는 이번 공연에서 총 28곡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게스트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직 자신만의 무대로 공연을 꽉 채울 계획이다. 앞서 공개된 티저 영상에는 연습삼매경에 빠진 나훈아의 모습이 담겨 공연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공연 관계자에 따르면 나훈아는 이번 공연에서 트롯뿐만 아니라 국악, 록 등 지금껏 선보이지 않았던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울러 직접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도 선보일 예정이라는 후문이다.
공연 관계자는 “전통가요 범주를 벗어난 다채롭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볼거리가 풍성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오직 단 한 번, 다시보기 없다
오프라인 관객과 출연료만 없는 게 아니다.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는 다시보기 서비스도 없을 예정이다. 30일에 ‘본방사수’를 해야만 볼 수 있는 공연이라는 의미다.
이는 가수와 공연에 대한 희소가치를 중요시하는 나훈아 측의 제안을 받아들인 결과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진은 공식 보도자료 외에 이번 공연과 관련한 인터뷰를 모두 고사하는 등 비밀유지에도 힘쓰고 있다.
KBS는 “단순 방송 목적이 아닌 세상에서 단 한 번뿐인 ‘공연’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하며 본방송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