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는 1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거미집’을 개봉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다.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 ‘달콤한 인생’ 등을 만든 김지운 감독이 약 5년 만에 내놓는 스크린 작품이다. ‘천박사 퇴마연구소: 설경의 비밀’ ‘1947 보스톤’과 함께 올 추석 연휴를 겨냥하는 한국 영화 기대작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돼 프리미어 상영회로 처음 베일을 벗은 바 있다.
송강호와 김지운 감독의 협업은 ‘조용한 가족’을 시작으로 ‘반칙왕’, ‘놈놈놈’, ‘밀정’에 이어 이번이 약 다섯 번째다. 송강호는 ‘거미집’에서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바꿔 걸작을 만들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 김열 감독을 연기했다.
하지만 ‘거미집’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고(故) 김기영 감독의 유족들로부터 고인을 모방하고 부정적으로 묘사해 인격권과 초상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유족들이 이에 ‘거미집’의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 시사회 전날인 지난 13일 심문 기일이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송강호는 이에 대해 “(고인을)모방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 작품은 70년대 한국 영화 현장에 대한 전체적 오마주다. 김기영 감독님뿐 아니라 수많은 거장 감독들의 작업 형태, 현장, 당시 걸작들의 모든 것에 대한 오마주”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말씀드릴 부분은 아니지만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한다. 애초부터 특정한 누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만큼 오해는 안 하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칸 국제영화제 이후 국내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소감과 떨림도 전했다. 송강호는 “그동안 못 봐왔던 형식이랄까. 그러다보니 관객분들 입장에선 익숙한 패턴의 영화들을 보시다가 좀 생소하고 파격적인 면이 있으실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반응이 궁금하긴 하다”고 귀띔했다.
이어 “저희들 입장에선 사실 ‘영화의 맛’이랄까 이런 느낌을 받는 것 자체가 귀한 시대가 된 거 같다. OTT다 뭐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극장을 안 가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많다보니 영화만이 가진 영화의 맛, 에너지를 즐기는 게 오랜만”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거미집’은 추석 연휴를 앞둔 오는 27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