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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출발이었다. 앞선 ‘꽃보다 청춘’는 몰래 카메라로 포문을 열었다. 출연자들은 자신의 출연 사실을 모른 채 제작진에게 ‘납치’돼 비행기에 올라탔다. 위너는 달랐다. 위너뿐만 아니라 시청자 모두가 ‘꽃위너’ 촬영을 기다렸다. 위너를 속여야 하는 제작진과 제작진을 의식하는 위너의 팽팽한 줄다리기였다.
결과는 제작진의 승리였다. 지난 7일 방송에서 위너 멤버들은 자동차 CF로 속아 죄수복에 면세점 쇼핑백을 들고 서호주로 향했다. 소속사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그 중심엔 공동연출 신효정 PD가 있었다. 2년 가까이 쉼 없이 달려온 신 PD는 이번 ‘꽃위너’로 ‘외전’의 정의를 새롭게 내렸다. 전화로 만난 그는 “위너 멤버들에게 오래 남는 좋은 추억이길 바란다”면서 “이 여행을 지켜봐주시는 시청자에게도 즐거운 방송이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꽃위너’로 만난 송민호는 어떤 사람이었나.
△‘신서유기’에선 막내였다. ‘꽃위너’에선 의젓함이 돋보였다. 송민호는 ‘신서유기 외전’ 스태프들을 다 안다. 친한 스태프들과 있으면 멤버들이 자칫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동료부터 챙기더라. 같이 온 친구들을 위해 본인은 한걸음 뒤에 서 있었다. 물론 ‘송모지리’ 캐릭터는 그대로다. 여전히 흥에 취해 춤을 추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나만의 여행’이 아닌 ‘멤버들과의 여행’을 위해 항상 멤버들에게 의견을 먼저 물어봤다. 그렇게 멤버들 중심으로 여행을 꾸려갔다. 어른스러운 모습을 봤다.
―그 외는 첫 만남이다. 맏형 김진우는 어땠나.
△맏형인데 동생 같고, 또 큰 의지가 되는 형이었다. 위너는 각 멤버들끼리 나이 차가 있는 그룹인데, 곁에서 보고 있으면 동갑내기 같다. 멤버 각자 개성이 다들 뚜렷하다. 의견 차이나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데 김진우의 공이 크다. 권위의식 없이 동생들을 스스럼없이 대한다. 송민호가 ‘신서유기’에서 ‘송모지리’로 불리는데, 김진우가 못지않다. (웃음) 송민호가 캐릭터를 뺏길 것 같다고 상당히 견제했다. 김진우가 자신은 방송용이 아닌 ‘천연 모지리’라서 당당하다고 했다. 또 해맑고 순수하다. ‘아이돌이니까 무조건 멋있어야 한다’는 허세가 없다. 외모는 세련됐지만, 임자도 섬 소년의 느낌이 있다. 제작진도 김진우에게 마음을 금방 열었다. 동생들이 김진우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겠더라.
―이승훈의 매력은 무엇인가.
△요리를 잘한다. 숙소에서 멤버들에게 요리를 종종 해준다고 들었다. 생존용 요리 정도로 생각했다. 호주를 여행하면서 식비를 아끼고자 숙소에서 많이 만들어 먹었는데 이승훈이 대부분 요리를 맡았다. 특별히 배운 요리가 아니라 방송에서 보거나 SNS에서 본 레시피인데 신기하게 맛있다. 제대로 만들면 플레이팅도 예쁘다. 이러다 보니 멤버들이 끼니 때 이승훈부터 찾아서 먹고 싶은 음식을 말했다. 위너 멤버들이 여행 기간 내내 굶지 않고 다닐 수 있는 힘은 이승훈이었다. 본인도 밥 때가 되면 ‘뭘 먹어야 하지’하고 고민했다. 또 한 끼를 먹어도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주의라 맛집도 잘 찾는다. 제작진이 답사할 때 찾은 식당보다 낫더라. ‘믿고 가는 이승훈 맞집’이란 공식이 생겼다. 나중엔 제작진도 이승훈이 추천한 음식점에서 밥을 먹었다.
―위너 멤버들을 차분히 보살피는 리더 강승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이로 치면 막내다. 여행 시작을 할 때 총무와 네비게이터를 맡았다. 편집하면서 느끼지만 위너 멤버들은 한 곳에 모여 있는 장면이 드물다. 다들 어디론가 흩어져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친구들이다. 강승윤은 리더라는 책임감 때문에 솔선수범하더라. 다들 방향감각이 좋지 않은 편이라 강승윤이 일정부터 진행 등을 도맡아 했다. 제작진으로선 강승윤도 책임감 보다는 여행을 즐길 수 있으면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역할이 분담됐고, 강승윤도 여행을 즐기게 됐다. 방송만 생각하면 출연자 중에 기 센 사람도 있고, 그래야 사건도 일어난다. 위너엔 그런 멤버가 없다. 다들 여행을 왔단 사실에 행복해 하고, 작은 일 하나에 기뻐했다. 그런 모습이 위너의 매력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