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토탈사커 축구영웅' 크루이프 사망에 전세계 애도 물결

이석무 기자I 2016.03.25 09:10:30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네덜란드 축구전설 요한 크루이프.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토탈사커의 창시자’로 잘 알려진 네덜란드 축구영웅 요한 크루이프(68)가 폐암으로 사망하자 전세계가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크루이프는 24일(한국시간) 폐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크루이프의 공식 홈페이지는 이날 “크루이프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1947년생은 크루이프는 현대축구의 시초라 불리는 ‘토털사커’로 이름을 알렸다. 월드컵 우승은 맛보지 못했지만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네덜란드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프로선수로서의 경력은 더욱 화려했다. 1971년부터 1973년까지 아약스를 3년 연속 유러피언컵 우승으로 이끌었다. 1971년과 1973년, 1974년 발롱도르 상을 받았고 1973년부터 1978년에는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1988년부터 1996년까지는 바르셀로나의 감독을 맡았다. 1992년 바르셀로나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러피언컵 우승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이후 바르셀로나 명예회장과 아약스 이사 등을 맡기도 했다.

크루이프는 선수시절부터 애연가로 유명했다. 심지어 경기 전에도 담배를 손에 놓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1991년 심장 이상으로 생명에 위협을 받은 뒤 담배를 끊고 금연 캠페인에 직접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폐암 진단을 받은 뒤 암과의 싸움을 이어왔다.

크루이프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전세계 축구계는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크루이프와 현역 시절 라이벌 관계였던 독일 축구영웅 프란츠 베켄바워는 “크루이프는 좋은 친구이자 형제였다. 그의 사망 소식에 놀랐다”고 안타까워 했다.

브라질 축구 전설 펠레는 “우리는 위대한 분을 잃었다”며 “그는 훌륭한 선수이자 감독이었고 축구계에 매우 중요한 전통을 남겼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당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리오넬 메시(스페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또 다른 전설이 우리의 곁을 떠났다”는 글을 남겼다.

크루이프가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몸담았던 바르셀로나 구단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항상 당신을 사랑할 것이다”면서 “편히 잠드시길 바란다”고 명복을 빌었다.

영국의 보비 찰턴 경도 “그는 축구를 바꿨고 아직도 축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애도했고 크루이프와 마찬가지로 발롱도르를 세 차례 받았던 미셸 플라티니(프랑스) 전 UEFA 회장은 “나는 친구를 잃었고 세계는 위대한 사람을 잃었다”고 슬퍼했다.

그의 모국인 네덜란드의 슬픔은 더 크다. 네덜란드 빌럼 알렉산더르 국왕은 “네덜란드는 유일무이하고 너그러웠던 체육인을 잃었다”면서 “그는 네덜란드 축구의 진정한 아이콘”이라고 아쉬워했다.

마이클 반 프라그 네덜란드 축구협회장도 “우리는 등번호 14번의 최고 선수를 잃었다”면서 “그는 네덜란드 축구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오는 26일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네덜란드 대 프랑스의 평가전 때 전반 14분 경기를 잠시 중단하고 크루이프를 추모하는 퍼포먼스를 갖기로 했다. ‘14’는 크루이프의 현역 시절 등번호다.

요한 크루이프의 사망을 아쉬워하는 많은 축구팬들이 그의 집 앞에 꽃과 축구공, 촛불 등을 놓으며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