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심은경 "스스로에게 냉정, 완벽주의자였다"(인터뷰)

박미애 기자I 2016.03.15 08:59:36
10일 개봉한 영화 ‘널 기다리며’로 스릴러에 도전한 심은경. 극중에서 순수함과 잔인함이 공존하는 인물을 연기했다(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잘난 사람도 어려움에 부딪치면 엎어지고 순식간에 바닥을 칠 수 있다. ‘운빨’을 무시할 수 없는 작품 세계 속의 사람들, 배우라는 직업군의 사람들은 그래서 부침이 심하다. 심은경도 예외는 아니다. 심은경은 ‘써니’(2011)로 아역배우가 흔히 겪는 성장통을 극복했고, ‘광해, 왕이 된 남자’(2012)로 천만영화를 품에 안았으며, ‘수상한 그녀’(2014)로 충무로의 미래를 짊어질 20대 여배우로 승승장구 했다.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2014)는 그 정점을 찍는 듯했다. 원작인 일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는 국내에도 팬이 많았다. 몇몇 여배우가 주인공 물망에 올랐다가 깐깐한 팬들의 입김에 엎어졌다. 심은경은 팬들이 원했던 주인공이다. 그녀가 출연을 확정했을 때 분위기는 절반은 성공한 것 같았다. 그러한 기대는 아주 잠깐. ‘내일도 칸타빌레’는 첫 방송 이후 원작과 비교를 넘지 못해 꼬꾸라졌다.

“스스로에게 냉정한 사람이었어요. 아역 때부터 연기를 하다 보니 완벽하게 잘해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게 있었어요. 주변에서 ‘네 나이를 즐겨’ ‘연애 좀 해’라고 하면 저를 위해 하는 말인데 그게 부정적으로 들리고 이해를 못했죠. 예술을 하는데 있어서 완벽이란 게 있을 수 없는 건데 욕심이 과했나 봐요.”

완벽을 추구해온 그녀에게 ‘내일도 칸타빌레’는 좌절을 안겼다. 그녀는 “나와 맞지 않은 선택을 했다”며 자신의 욕심이 과했다고 작품의 실패를 자신을 탓으로 돌렸다. 그러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숙해질 수 있었다.불과 얼마 전까지 오로지 연기 그 자체에 매달렸는데 지금은 혼자 지하철을 이용하고 혼자 여행을 다니며 자신에게 투자하는 시간이 늘었다. 그런 시간이 여유를 갖게 했고 결과적으로 연기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심은경은 “10대 때에는 연기만 하느라 사춘기도 뒤늦게 겪었다”며 웃었다.

심은경은 10일 개봉한 ‘널 기다리며’(감독 모홍진)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널 기다리며’는 아빠를 죽인 범인을 쫓는 소녀, 친구를 죽인 범인을 쫓는 형사, 그리고 자신을 제보한 누군가를 쫓는 살인범의 이야기다. 심은경은 살인범을 쫓는 희주 역을 맡아 순수함과 잔인함이 공존하는 다면적인 인물을 연기했다. 선과 악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인물이라 연기하는데 적잖은 어려움을 느꼈다.

“희주가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 장애의 일종)에 가까운 복합적인 인물이라 표현하기 쉽지는 않았어요. 선과 악, 양면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식의 연기는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문제는 고민을 많이 하는데도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는 거예요. 나중에는 마음을 비우고 촬영을 하면서 현장에서 그때그때 받은 느낌을 연기로 표현했죠.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캐릭터라 관객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됩니다.”

심은경(사진=김정욱 기자)
▶ 관련기사 ◀
☞ [귀향 300만 돌파①]제작서 흥행까지…관객의 힘 컸다
☞ [귀향 300만 돌파③]중소 배급사가 일군 결실
☞ 송중기, 중국 인기 연예인 1위..한달 만에 순위 껑충
☞ '돼지같은여자', 오사카아시안필름페스티벌 대상
☞ [포토]해일리 클라우슨 part3, 해변의 섹시 비키니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