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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패러디도 변한다.
패러디의 기법은 그동안 큰 변화가 없지만 패러디로 활용되는 소재는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패러디가 가장 활발히 이용됐던 분야는 예능프로그램과 함께 ‘에로비디오’로 통하는 성인용 16mm 비디오 제목이었다.
‘접속’을 패러디한 ‘접촉’, ‘텔 미 썸딩’을 패러디한 ‘털밑 썸딩’, ‘간첩 리철진’을 비튼 ‘여간첩 리철순’, ‘반칙왕’을 바꾼 ‘반칙여왕’ 등을 비롯해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를 ‘내 여자친구는 소, 개입니다’로 바꾸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들어간 제목들도 있다.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모았던 드라마를 패러디한 코미디프로그램도 많았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 한국판이 제작되기 전 MBC ‘코미디 하우스’는 대만에서 제작돼 범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누렸던 같은 원작의 드라마를 패러디하기도 했다. 과거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도 이 드라마를 패러디해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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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MBC ‘내 이름은 김삼순’, ‘베토벤 바이러스’도 코미디프로그램, 광고 등을 통해 패러디됐다. 드라마와 같은 콘셉트의 광고는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선아와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을 모델로 내세우지만 코미디프로그램에서는 개그맨들이 원본이라 할 수 있는 배우들의 성대모사로 시청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만들기도 한다. ‘개그콘서트’의 ‘악성 바이러스’에서 싼마에로 등장하는 김준호, 과거 MBC ‘코미디쇼 웃으면 복이 와요’의 ‘삼순이와 삼식이’ 코너에 출연한 손소연 등이 대표적이다.
MBC ‘제5공화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연기한 이덕화를 ‘개그콘서트’에서 정종철이 패러디하기도 했다.
‘개그야’에서는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보복폭행 사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물대포 진압 등 사회적 이슈를 패러디해 선보인 바 있다.
또 인기 콘텐츠를 광고에서 패러디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개그콘서트’는 한 상조업체 광고를 패러디한 ‘도움상회’ 코너를 보이는 등 패러디의 역류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정치현안을 패러디해 풍자하는 것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방송사 예능국 관계자는 “패러디는 누구나 아는 것을 비트는 것이 원칙인데 정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갈수록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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