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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2009년 시작을 전후해 안방극장에서 통속적 소재들의 부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불륜, 배신과 복수 등 소위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전형인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소재를 다룬 드라마들이 시청률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그동안 통속적인 소재들이 드라마에서 자취를 감췄던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통속적인 소재들에 대해서는 드라마들의 자정의 움직임도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만큼 최근 불고 있는 통속적 소재들의 적극적인 반영과 인기는 반란으로 꼽을 만하다.
대표적인 경우가 SBS 일일드라마 ‘아내의 유혹’이다. ‘아내의 유혹’은 오후 7시20분에 방송이 시작된다.
저녁 일일드라마는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본다는 점에서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경우가 많았지만 ‘아내의 유혹’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소재를 택했다. 꿈도 포기한 채 가정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온 구은재(장서희 분)가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된 남편 정교빈(변우민 분)의 음모에 죽을 상황에 직면했다가 구사일생한 뒤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더구나 정교빈과 사랑에 빠지는 신애리(김서형 분)는 구은재의 친구임에도 그녀를 죽이기 위해 정교빈과 모의를 한다.
지난해 11월 10%대 초반의 시청률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2009년 들어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SBS 아침드라마 ‘순결한 당신’도 그다지 순결하지 않은 요소들이 대거 포함돼 초반부터 눈길을 끌었다. 승용차 뒷좌석에서 스타킹을 갈아 신는 여자 주인공 서단비(임예원 분)를 연인 강지환(안재모 분)이 운전을 하는 중에 룸미러로 힐끔힐끔 보며 좋아하는 장면, 지환이 집에 들어가려는 단비를 호텔로 데려가 긴 입맞춤을 하며 침대에 눕히는 내용 등은 분명 선정적이었다.
이 드라마는 또 지환의 모친 윤순희(이휘향 분)가 단비의 부친 서유일(독고영재 분)과 과거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부부로 살다 버림을 받은 과거가 있는데 지환과 단비의 결혼 문제로 두 사람이 재회를 하는 등 원수 집안끼리의 얽히고설킨 애증 등 통속적인 요소가 다분하다.
‘순결한 당신’ 연출자 주동민 PD는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통속적인 소재만 너무 집약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동안 아침드라마의 통속성이 자정돼 와 다시 그런 소재를 다루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드라마 트렌드의 변화를 제대로 짚은 셈이다. 지난해 12월22일부터 방송된 ‘순결한 당신’은 꾸준히 두자릿수 시청률을 유지하며 호시탐탐 상승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MBC 아침드라마 ‘하얀 거짓말’도 임신까지 한 상태에서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복수를 위해 그 집안에 며느리로 들어간 여자의 이야기라는 통속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신은경, 김유석, 김해숙 등이 주연을 맡고 있는 드라마로 아침드라마 시청률 경쟁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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