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진단③]'리메이크 대세'...전문가 현상진단 및 해법제시

박미애 기자I 2008.11.14 13:30:08
▲ 빅뱅의 '붉은 노을'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대중문화 전반에 불고 있는 리메이크 바람에 대해 연예계 관계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연예 관계자는 리메이크가 유행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대개 원작을 재구성한 것들이 많다. 뮤지컬도 마찬가지다. 창작물이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반짝이는 아이디어나 소재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복고가 유행하고 있는 사회 현상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실제로 복고 열풍은 패션이나 음악에 큰 유행을 불러일으켰다.
 
한 매니지먼트 대표는 “올해 대중문화의 키워드는 ‘복고’였다”며 “리메이크곡이 많이 등장하고 과거에 유행하던 디스코나 프린트가 돋보이는 패션이 유행한 것도 복고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분별없이 리메이크 열풍에 동참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리메이크 열풍이 순수창작의 탄생을 방해하고 대중문화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를 위해 리메이크도 독자적인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고 연예계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낸다.

가장 좋은 방법은 창작물을 많이 발표하는 것이겠지만 리메이크 작품이라고 하더라도 원작을 단순히 재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제작자의 해석이나 그 시대의 감성 혹은 사고 등을 작품 속에 녹일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이문세의 ‘붉은 노을’로 정규 2집을 발표한 빅뱅의 경우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빅뱅은 이문세가 1988년 발표한 ‘붉은 노을’을 리메이크하면서 후렴구만을 살리는 참신한 시도를 해 눈길을 끌었다. 후렴구만 같은 뿐 나머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분위기의 다른 곡을 만들어낸 것이다.

지난해 천재 의사의 야망을 그린 드라마 ‘하얀거탑’과 도박사의 세계를 그린 영화 ‘타짜’ 역시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며 원작 못지않은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이 원작의 아류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한 대중문화 평론가는 “원작의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의 의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작업이 돼야하는데 많은 리메이크 작품이 한 작품을 재생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안타깝다”고 현상황을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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