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소감을 말하는 순간 그들의 머릿 속에는 어떤 이의 얼굴이 떠오를까.
25일 오후 6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제43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는 새색시의 수줍은 고백을 들을 수 있었다.
지난 해 12월 결혼한 영화배우 염정아는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고 “감사드려야 할 분들이 너무 많은데 신혼이라 그런지 남편 얼굴 밖에 생각이 안 난다.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하겠다”는 ‘닭살 수상소감’을 남겼다.
TV부문 남자 예능상 수상자인 개그맨 정종철은 소감으로 임신 8개월인 부인에게 “사랑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반면 가족이 아닌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공을 돌린 경우도 있다. MBC 드라마 ‘하얀거탑’으로 TV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김명민은 ‘하얀거탑’ 폐인들에게, 영화 ‘사생결단’으로 영화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류승범은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관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또 영화 ‘삼거리 극장’의 전계수 감독은 “‘삼거리 극장’을 사랑해주신 전국의 소수의 관객분들께 감사하다”면서 “영화한다고 헐벗고 굶주렸을 때 먹여주고 재워준 친구들의 와이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로 시나리오상을 수상한 이해영 감독은 “이 영화가 만들어지는데 엄청난 영감을 준 마돈나 여사님께 감사하다”는 재치있는 소감을 남겼다.
한편 이날 역시 주류는 감격에 겨운 눈물의 소감이었다. 개량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온 ‘사모님’ 김미려는 TV부문 여자 예능상을 수상하고 “오늘이 저희 어머니 생신이신데 이렇게 큰 선물 드릴 수 있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인기상을 수상한 김태희도 영화 ‘중천’을 함께 만든 제작 관계자들과 소속사 식구들의 이름을 얘기하다 눈시울을 붉혔다.
또 평소 자신감 넘치는 무대매너를 자랑하던정지훈은 스크린 데뷔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영화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은 뒤 떨리는 목소리로 “영화 꼭 찍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꿈이었습니다. 이 꿈 이루게 해주신 박찬욱 감독님 정말 영광이었고 임수정 씨,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