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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의 새털 베이스볼]김광삼, 야구에 진심을 다해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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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 기자I 2015.08.22 1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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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삼. 사진=LG트윈스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야구기자 한 지가 벌써 16년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났었는데요. 제가 겪어 본 그 ‘사람’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사적인 잣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목적입니다. 사람의 기억은 모두 다르게 적히기 마련이니까요. 기사처럼 객관성을 애써 유지하려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느낀 바를 솔직하게 적어볼 생각 입니다. 그저 ‘새털’ 처럼 가볍게 읽어봐 주시고, ‘아! 그렇게도 볼 수 있구나’ 정도로만 여겨주셨으면 합니다. 오늘은 새털데이(Saturday)니까요.



일본에 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일본 택시들은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르죠. 일단 당연히 좌.우가 바뀌어 있구요. 가장 중요한 차이는 뒷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는 점일 겁니다. 기사들이 안에서 레버를 잡아당기면 손 대지 않아도 문이 열립니다. 고장날까 걱정돼서 그러는지는 몰라도 손 대면 별로 안 좋아하는 기사들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선수들 대부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일본으로 워낙 전지훈련을 많이 가기 때문이죠. 신인 티만 좀 벗었다 싶으면 이 정도는 능숙하게(?) 대처를 합니다. 쉬는 날 쇼핑이라도 나가려면 택시는 기본이니까요.

10년 전 쯤 일 입니다. 스프링캠프 취재를 갔다가 LG 선수 인터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택시를 부른 뒤(오키나와는 대중교통 수단이 사실상 택시 뿐입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마침 지나가던 김광삼 선수(99년 입단)와 잠시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요. 얼마 후 택시가 도착했습니다. 전 자연스럽게 도어 앞에 서 있었는데요. 김광삼 선수가 웃으며 다가오더니 “아, 이 형님, 사장님 스타일이시네”라더니 문을 손으로 열어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사님과 저는 당황했지만 김광삼 선수 얼굴엔 미소만 가득했습니다.

5년차 선수가, 그것도 매년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오는 LG 선수가 택시 문 열리는 걸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나중에 다시 물었더니, “쉬는 날 딱히 외출해 본 기억이 없다. 잠을 자거나 숙소에서 시간을 보냈다. 괜한 것에 힘 빼고 싶지 않았다”는 답이 돌아오더군요. 이 선수, 나중에 대성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김광삼 선수에겐 성공의 시간 보다 좌절의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팔꿈치에 고질적인 부상을 달고 살았습니다. 코칭스태프의 길고 강력한 요청(그는 99년 입단 당시부터 타자 전향을 제의 받았습니다)에 타자로 뛰엇던 탓에 허리 통증까지 그를 괴롭혔습니다.

잘 던지고도 불펜에서 승리를 날리는 경우도 유독 그에게 잦았습니다. 그가 LG 최고의 암흑기 시절 몇 안 남은 선발이었던 탓이었습니다. 결국 아직 10승 한 번 못해 본 16년차 투수가 돼 버렸습니다.

하지만 김광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강한 투수였습니다. 좌절이라는 걸 몰랐기 때문이죠. 그가 알았던 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야구’ 하나 뿐이었습니다.

너무 생각이 많아 사람들은 그에게 늘 “좀 단순해지라”고 조언합니다. 하지만 그 복잡한 생각 또한 모두 ‘야구 생각’이 전부였습니다.

그런 김광삼이 돌아왔습니다. 팔꿈치 수술에서 재기해 또 한 번 선발 투수로 우리 앞에 나타났습니다.

돌아 온 시기는 썩 좋지 못합니다. LG는 다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김광삼 선수 여전히 씩씩하게 공을 던집니다. 잘 던지고도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건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 없습니다만….

그럴 때 한 번도 누군가를 원망하는 소릴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괜찮아요, 다음 기회가 있다는 게 어딘가요.”라며 웃어 넘기곤 했습니다. 지금도 그렇구요.

그가 앞으로 언제까지, 또 어떤 성적을 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제게 김광삼은 ‘야구에 진심을 다한 선수’로 남아 있을 거라는 건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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