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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일류는 본인이 아무렇지도 않은데 남들이 감동하는 거고, 이류는 본인과 듣는 사람 모두가 감동하는 거고, 삼류는 본인만 감동하고 듣는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은 거에요"('슈퍼스타K2' 심사위원 이승철)
"(김)은비양 잘했는데, 움직이는 카메라 쳐다보면서 발라드 부르면 이상해. 힙합인 줄 알았어요"('슈퍼스타K2' 심사위원 윤종신)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2' 약방에 감초, 이승철·윤종신·엄정화 등 심사위원 3인방이 존박·장재인 등 지원자 못지않게 화제다. 방송 중 심사위원이 도전자에게 점수를 주기 전 외치는 "제 점수는요"는 이미 유행어가 됐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의 거침없는 심사평은 '슈퍼스타K2'의 백미다. 심사위원들의 촌철살인 심사평은 때론 지원자들의 눈물을 빼기도 하며 오디션의 긴장감을 더해 방송의 재미를 살린다. 특히 이승철·윤종신·엄정화는 저마다 다른 심사 스타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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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릿발 카리스마'…이승철 "대국민 투표 좀 잘 하라고 전해주세요"
세 사람 중 가장 차가운 심사위원은 단연 이승철이다. 일부 네티즌은 이승철을 '아메리칸 아이돌' 사이먼 코웰과 비교하곤 한다. 독설에 가까운 냉철한 심사평 탓이다. 이승철은 방송마다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도전자들의 약점을 날카롭게 헤집는다. 심사위원 가운데 점수가 가장 박한 사람도 이승철이다.
자타공인 가수로서의 재능을 타고난 이승철은 지원자들의 노래에 쉬 마음을 주지 않는다. 이승철은 가창력을 가장 중요시한다. 하지만, 화려한 기교에만 치우친 지원자에게는 "감탄은 있는데 감동은 못 준다"고 직언하는 게 이승철이다.
이승철의 심사 태도는 방송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차갑다.
"모두에게 대국민 투표 좀 잘하라고 전해주세요"
"그건 OO씨 생각이고요. 난 현장의 느낌만 정확히 심사하면 됩니다"
이승철이 '슈퍼스타K2' 방송 후 결과에 대해 불만을 느낀 일부 네티즌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항의 글을 올리자 남긴 댓글이다. 또 본선 3라운드 때 심사위원과 네티즌 투표에서 앞섰던 김지수가 탈락하고 강승윤이 합격해 논란이 인 후 한 네티즌이 "17세 강승윤이 그 정도만 잘하는 거 아닌가?"라는 글을 올리자 "오늘 노래는 사실 좀 억지스러웠죠^^"라는 댓글도 달았다. 이승철의 심사에 대한 '대쪽같은' 소신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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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을 품은 유머'…입담좋은 심사위원 윤종신
이승철이 '얼음장' 같다면 윤종신은 '악동' 같은 심사위원이다. '까칠'함과 유머를 동시에 지녀서다.
윤종신은 본선 2라운드 허각의 무대에 대해 "허각씨, 보폭보다 너무 긴 계단을 내려왔는데 잘했고요"라고 눙치면서도 "그런데 노래를 너무 꼭꼭 눌러서 야무지게 부르는 것만이 장점이 아닙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감점 요인이었어요"라고 비평했다. 웃음과 함께 비수를 꽂는 게 윤종신의 심사 방식이다.
'중년 예능돌' 윤종신의 또 다른 장점은 여유다.
윤종신은 지난 1일 본선 3라운드 방송 말미에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두고 말들이 많은데 마지막으로 이 말을 드리고 싶다"며 "'심사는 심사일 뿐 심사하지 말자'"고 말해 주위를 폭소케 했다.
탈락한 지원자를 챙기는 것도 윤종신이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2라운드에서 탈락한 박보람과 앤드류에게는 "아저씨 미워하지 마"라는 글을, 3라운드 탈락자인 김지수와 김은비에게는 "이제 시작인 거 알지? 이제 달리자고. 달리다 보면 우리 만날 수도 있겠지"라는 격려의 글을 남겨 보는 이들을 훈훈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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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밋밋하지만 따뜻'…엄정화의 '감성 코드'
유일한 여성 심사위원인 엄정화는 가장 '감성적'이다. 지원자들의 단점을 지적하는 것도 이승철과 윤종신보다 매섭지 않다. 일부 시청자로부터 감성적인 심사평에 대해 비판도 받지만 차가운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지원자들을 끌어안는 것은 엄정화뿐이다. 긴장과 가차없는 날 선 심사평이 지배하는 오디션 현장에 따뜻함을 불어넣는 건 엄정화가 유일하다.
하지만 엄정화는 가요계 '댄싱퀸' 답게 이승철·윤종신이 놓칠 수 있는 지원자 의상과 무대 등 비주얼 적인 측면에 대한 심사도 꼼꼼하게 본다.
그렇다면 '슈퍼스타K2' 제작진의 심사위원 섭외 기준은 뭐였을까.
김태은 '슈퍼스타K2' PD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 사람이 무슨 말을 할까 궁금하게 만드는 연예인을 심사위원으로 섭외했다"고 했다. 김용범 PD는 "시즌 1처럼 나이, 장르를 안배해 다양한 가수를 심사위원으로 초빙하는 게 주 틀이었다"고 심사위원 섭외 배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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