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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프로축구 명문구단인 레알 마드리드는 12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을 경질하고 지단 감독과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지단 감독의 계약은 2022년 6월까지다.
지단 감독은 현역 시절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로 세 차례나 뽑히고 프랑스 대표팀을 1998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특히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 팀의 레전드이기도 하다.
은퇴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뒤 2016년 1월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은 지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이끌며 명실상부 명장 반열에 우뚝 섰다. 하지만 지단은 지난해 5월 말 휴식을 이유로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에서 스스로 내려온 뒤 최근까지 팀을 맡지 않고 야인으로 지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단 감독이 떠난 뒤 급격히 추락했다. 지단 감독의 후임으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을 영입했지만 2017~18시즌 리그 3위에 머물렀다. 팀의 기둥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마저 떠난 이번 시즌 역시 16승 3무 8패 승점 51로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 바르셀로나(19승 6무 2패 승점 63)에 승점 12나 뒤지고 있어 리그 우승이 쉽지 않다.
5년 연속 우승을 노렸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16강에서 ‘복병’ 아약스에게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에서도 라이벌 바르셀로나에게 패해 올시즌 우승컵을 1개도 들어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단 감독이 물러난 이후 불과 두 시즌도 지나지 않았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이미 두 명의 감독이 거쳐갔다. 지단의 뒤를 이어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지난해 6월 부터 팀을 이어받았지만 4개월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어 2군 팀을 이끌던 산티아고 솔라리 감독에게 팀의 재건을 맡겼지만 그 역시 팀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오히려 선수단 내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는 지단을 삼고초려 끝에 다시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지단은 당초 시즌 뒤 레알 마드리드 감독 복귀 여부를 결정하려고 했지만 플로렌티스 페레스 회장 등 구단 수뇌부의 간곡한 구애로 마음을 바꿨다.
최근에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년 동안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었던 조제 모리뉴 전 감독과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 등이 신임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지단 감독은 부임 기자회견에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내게 전화했을 때 처음 떠오른 생각은 ‘가자’였다”며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복귀에 대해서 한 치의 의심도 한적 없었다. 레알을 더 좋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2년 전 팀을 떠난 이유에 대해 “모두를 위해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에 떠났다”고 밝힌 지단은 “집에 돌아와 기쁘다. 배터리 충전도 마쳤다. 다시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될 준비가 됐다”며 “지금 하고 싶은 건 얼른 작업을 시작해 구단을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려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