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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은 정말 '죽은 시장'일까

강민정 기자I 2013.06.13 13:55:05
KBS2 일일시트콤 ‘일말의 순정’.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KBS2 일일시트콤 ‘일말의 순정’ 후속으로 일일연속극이 편성된 일을 두고 말이 많았다. MBC가 ‘엄마가 뭐길래’를 끝으로 시트콤 장르에 회의적인 입장을 취한 것과 마찬가지로 KBS 역시 시트콤 폐지 수순을 밟았던 4년 전이 떠오른다는 분위기다. SBS도 현재 시트콤 장르를 편성하고 있지 않아 사실상 지상파 3사 ‘시트콤 전무시대’가 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시트콤은 정말 안방극장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장르일까.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장르 자체에 ‘폐지’라는 단어를 붙여도 될 만큼 죽은 시장일까. 사실 ‘일말의 순정’ 후속으로 기획된 시트콤이 있었다. 내부적으로는 연출을 담당할 PD와 작가진도 꾸려졌고 제작사도 정해졌으며 특정 출연자가 내정되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이데일리 스타in에 “시기가 10월 경으로 늦춰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트콤이 폐지됐다고 단정짓기 보단 더 잘 맞는 시기를 찾는 유연한 편성 전략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귀띔했다.

다각도에서 편성변화를 검토 중인 SBS도 ‘성인 시트콤’이란 장르를 부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기와 캐스팅, 제작진 등 구체적인 라인업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금요일 오후 9시~11시 시간대를 활용할 장르로 19금(禁) 콘셉트의 시트콤이 거론되고 있다. SBS의 한 관계자는 “확정된 바는 없지만 연출을 맡을 PD나 시나리오의 방향 같은 큰 틀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상파 방송과 시청률 집계기준 자체가 다른 케이블TV 환경에서는 오히려 시트콤 제작이 활기를 띠고 있다. 케이블채널 tvN ‘푸른거탑’이나 ‘막돼 먹은 영애씨’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다. MBC ‘하이킥’ 시리즈로 명성을 높인 김병욱 PD도 배우 이순재와 tvN에서 손잡고 새 시트콤을 준비 중이다. 종합편성채널 JTBC도 개국 당시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를 편성한데 이어 시추에이션 콩트라는 새로운 장르로 시트콤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선보인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시트콤이 방송시간대 상 방학시즌에 방송돼야 시청률이 나온다는 시기적 한계도 있고 6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끌고 갈 만한 소재거리를 발굴하는 것도 일반 드라마보다 더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시트콤의 성공사례 역시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시장 자체를 과소평가할 순 없다”며 “콘셉트나 편성 방송횟수 등에서 차별화를 꾀한다면 부흥기를 열 수 있을 거라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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