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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스프링캠프가 한창이다. 모든 구단이 해외로 캠프를 차린 탓에 팬들이 직접 우리 선수들을 접할 수 있는 창구는 크게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아쉽지만 선수들의 근황이나 훈련 성과 등을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각종 언론을 통하는 것이 사실상 전부다. 타는 목마름을 달래기엔 부족하겠지만 인터넷의 발달로 이전보다는 훨씬 빠르고 정확한 소식을 전달받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정확한’이란 단어다. 솔직히 말하자면 전지 훈련 기사 중 실제 시즌에 들어갔을 때 현실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기자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다. 스프링캠프의 소식이라는 것이 갖고 있는 한계(?)와 복잡한 속내 탓이다.
전지 훈련지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대부분 장밋빛이다. “00구종을 추가해 10승 노린다”거나 “타격폼 수정, 장거리포 늘린다” 등이 주를 이룬다. 감독이나 코치가 주목하는 선수들도 대거 등장한다. 여기에 이름 높은 인스트럭터나 현지 유명 야구인의 칭찬이 더해지면 화룡정점.
이런 기사들이 계속되다보면 기대치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하지만 이 중 정규시즌에서 현실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런 현상이 거듭되다보니 “캠프 기사는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넓게 퍼지게 된다.
그렇다면 스프링캠프 기사는 어느정도 수준까지 믿어야 할까. 그리고 왜 자꾸 어긋나는 일이 잦은 걸까.
가장 큰 원인은 야구가 그만큼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타격감을 지닌 타자라 해도 그 감이 열흘을 넘기 어렵다는 것이 상식이다. 밥 먹는 시간 정도 빼면 거의 모든 시간이 훈련에 투자되지만 좋은 감을 꾸준하게 유지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능력이 떨어지는 선수일 수록 더욱 그렇다.
캠프는 어디까지나 준비일 뿐이다. 1,2월에 좋았던 감각도 시즌 출장이 들쑥날쑥하거나 기회가 줄어들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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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류현진 표’로 더 잘 알려진 구대성의 체인지업의 전수 과정을 살펴보면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구대성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합류한 이후 2006시즌이 시작되기 전 까지 약 5명의 좌완 투수들에게 자신의 체인지업 노하우를 전해줬다.
하지만 그 중 그의 체인지업을 확실하게 자신의 것으로 만든 선수는 류현진이 유일했다. 성공 확률이 20% 정도였던 셈이다. 구대성은 “배우는 재주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 같다. 또 가장 열정을 보인 선수 역시 류현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류현진은 특별한 선수다. 때문에 뭔가 새로운 걸 배워서 제대로 쓰여질 확률은 20%를 밑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감독이나 코치의 멘트는 `행간`을 잘 읽는 것이 중요하다. 의외의 선수에 대한 칭찬이 많다면 세가지 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그 선수가 실제로 잘 하고 있을때다. 두 번째는 기존 선수 견제용으로 쓰인다. 팀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때 주로 등장한다. 세 번째는 관심을 갖고 있는 선수지만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한계가 왔을 때 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 일부러 좀 더 많은 칭찬을 해주는 경우다.
스프링캠프는 외국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치가 최고조로 달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대박 용병의 경우 팀 성적의 적지 않은 부분을 좌우할 수 있는 만큼 관심도 기대도 크다.
전훈지에서 들려오는 외국인 선수 관련 소식 역시 희망으로 가득 차 있긴 마찬가지. 그들의 뉴스 역시 조금은 꺾어 들을 필요가 있다.
정답은 아니지만 힌트 정도는 될 수 있는 우스갯 소리가 한가지 있다. 선동렬 전 삼성 감독도 동의한 내용이다. “적응력이 좋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는 선수는 일단 의심해 보자는 것. 야구계엔 “가십성 기사가 먼저 나오는 외국인 선수는 기대하지 말라”는 속설도 있다.
선 감독은 “그동안 지켜 본 결과 캠프에서 적응력이 좋다고 생각했던 선수들이 오히려 뚜껑을 열어보면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다. 선수단에 적응하는 것과 한국 야구에 적응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심성 보다는 실력으로 어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야구계 격언이 외국인 선수에게도 예외는 아니라는 의미다. 실제로 그동안 김치 잘 먹고 젓가락 잘 쓰는 걸로 먼저 알려진 선수들 중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는 많지 않다. 한화 데이비스 정도가 유일한 사례라 할 수 있다.
반대로 한국 선수들이 먼저 나서서 새 외국인 선수의 적응을 돕고 있다는 뉴스에는 한번쯤 기대를 걸어봐도 좋다. 그만큼 우리 선수들이 그 외국인 선수의 기량을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사진 속 인물들은 해당 기사와 연관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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