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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패러디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 프로그램, 사회적 이슈가 된 사건들을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패러디는 코미디를 비롯한 예능프로그램이나 광고 등에서 흔히 사용되는 기법이다.
그러나 한동안 방송 3사 코미디프로그램들의 인기가 주춤 하면서 패러디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었던 것이 사실. 하지만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부활과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콘텐츠들이 부각되면서 이를 패러디한 콘텐츠들도 적잖이 등장하고 있다.
‘개그콘서트’에서 같은 방송사의 ‘소비자고발’을 패러디한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다.
‘소비자고발’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기업 또는 공공기관과 연계해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로 제작되고 있는 프로그램. 코미디프로그램의 소재로는 언뜻 안어울릴 것처럼 보였지만 황현희는 지난 18일 방송에서 ‘겉보기와 달리 부풀려가며 판매되는 음식’을 주제로 족발의 경우 보기에는 고기가 수북하지만 안에는 커다란 뼈가 들어있다는 등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여가며 이 코너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개그콘서트’의 ‘악성 바이러스’는 MBC 인기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패러디한 것.
MBC ‘개그야’에서 전환규와 이국주가 꾸미는 ‘우리도 결혼했어요’ 코너는 같은 방송사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 코너에 등장하는 한 가상커플을 패러디하고 있다. 과거 서인영과 크라운제이 커플에 이어 현재는 화요비와 환희 커플을 패러디해 ‘개그야’의 간판으로 떠올랐다. ‘개그야’의 ‘시사매거진 박준형의 눈’ 코너 역시 시사프로그램을 패러디했다.
또 KBS 2TV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지난 5일 첫 방송을 하면서 인기조짐을 보이자 MBC ‘스타의 친구를 소개합니다’는 같은 원작으로 대만에서 제작된 드라마를 패러디해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 광고에서는 가수 나훈아가 신체절단설을 비롯한 각종 루머에 휩싸이자 열었던 기자회견을 패러디한 콘셉트로 눈길을 끌었다.
예능프로그램과 광고 등에서 패러디라는 기법이 활발히 이용되는 이유는 인기 있는 콘텐츠, 화제가 된 사건을 비트는 것인 만큼 원작의 인기 덕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연상효과가 있기 때문에 조금만 비틀어도 더 큰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게 예능프로그램 제작진들의 설명이다.
또 이를 보는 사람들이 상황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어, 시청자들이 상황을 이해하기까지 시행착오를 거치거나 군더더기처럼 따로 설명을 붙여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는 것도 패러디의 이점이다.
하지만 원본을 너무 비틀면 안된다는 것이 패러디의 원칙 중 하나. 보는 사람들이 상황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콘텐츠를 원본으로 패러디한다면 표절 논란 등에도 휩싸일 위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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