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토종들의 봄이 오는가’
정규리그에 이어 삼성 하우젠컵 대회가 개막하면서 2008 K리그에 주목할 만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시즌 외국인 선수들에게 눌려 기를 펴지 못하던 국내파들의 골감각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정규리그는 이제 2경기, 컵 대회는 개막전만 치른 상황이기 때문에 섣불리 예단할 순 없으나 희망을 가질 만한 징후들이 보이고 있다. 우선 모두 10골이 터진 지난 19일 컵 대회 개막전만 따지면 국내파의 우위가 두드러진다.
‘돌아온 스타’ 안정환(부산)과 고종수(대전)가 부활포를 쏘아 올린 것을 비롯, 지난 해 토종 골게터를 대표했던 이근호(대구) 등 국내 선수들이 80%인 8골을 기록했다. 외국 선수는 수원 삼성의 스트라이커 에두와 전북 현대의 제칼로 뿐이었다.
정규리그의 양상도 이에 못지않다. 2골로 득점 공동 선두를 이루고 있는 8명 가운데 6명이 국내파다. 역시 이근호가 이름을 올리고 있고, 이관우(수원 삼성) 황지윤(대구) 김승현(부산) 서상민(경남) 김명중(광주) 등 노장과 신예들이 고루 포진하고 있다. 외국 선수는 에두와 인천의 라돈치치 두명이다.
초반이기는 하나 지난 시즌 정규리그 득점 랭킹 10위 안에 이근호(8골, 8위)만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컵 대회 포함 지난 시즌 종합 득점 순위에서는 이근호(10골 6위) 김상록(인천, 10골, 7위) 남궁도(당시 광주, 9골, 9위) 우성용(울산, 9골, 10위) 등 4명이 이름을 올렸지만 1위 데닐손(당시 대전, 19골)부터 5위까지 외국 선수들이 휩쓸었다.
최근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모처럼 국내파가 외국 선수들을 앞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더욱이 안정환과 함께 정규리그에서 골을 터트린 박주영(FC 서울)과 조재진(전북) 등 국내파 스트라이커를 대표할 만한 스타들이 일찌감치 골 맛을 보면서 감각을 찾고 있다는 사실에 기대를 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3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비록 지난 시즌 정규리그 득점왕 까보레가 일본 J리그 도쿄 FC로 떠났지만 통합 득점 1위 데닐손(포항), 2위 데얀(FC 서울) 등 외국 출신 골잡이 대부분이 건재하다. 데닐손과 데얀은 새로운 팀에 적응하느라 아직 골을 넣지 못하고 있으나 일단 득점포에 불이 붙으면 무섭게 치고 나올 수 있다.
최근 최근 K리그 득점레이스를 주도했던 외국 선수들에 맞선 국내파의 반란이 지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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