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통신은 12일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신동 발리예바가 도핑 테스트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은 올림픽의 미래를 의심케 하며 러시아의 도핑 역사에 대한 세계적인 분노를 다시 일으켰다”라며 “많은 팬과 동료 선수들이 발리예바가 어떻게 금지 약물을 복용하게 됐는지를 분노했고 발리예바보다는 코치, 의료진, 관계자들을 비난했다”라고 전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소속으로 출전한 발리예바는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4회전 점프인 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하며 러시아의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다.
그러나 국제검사기구(ITA)는 발리예바가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당국이 채취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된 협심증 안정제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양성 반응을 보인 최연소 올림피언 중 한 명인 데다가, 지금까지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최초의 최정상급 선수여서 더욱 충격을 줬다.
여자 싱글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카타리나 비트(독일)는 “부끄러운 일이며 책임감 있는 어른이라면 영원히 이 스포츠에서 추방당해야 한다. 그들이 알면서도 발리예바에게 그런 짓을 했다면 이보다 더 비인간적인 일은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 미국 피겨스케이팅 대표 애덤 리폰은 “발리예바는 미성년자다. 발리예바를 이런 끔찍한 상황에 빠트린 주변 어른들이 처벌해야 한다”라며 크게 분노했다.
로이터 통신은 ‘프란’이라는 아이디의 한 트위터 사용자는 발리예바에 대한 광범위한 동정론이 일고 있는 건 알지만 그럼에도 그의 올림픽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발리예바는 이 시나리오에서 절대적으로 피해자다. 하지만 그가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절대 그를 경기에 출전시키면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
러시아 반도핑기구(RUSADA)는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발리예바에게 잠정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가 이를 철회해 계속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고, 이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를 신청했다. CAS는 곧 긴급 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여자 개인전은 오는 15일 시작된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비공개 이사회실에서 발리예바의 개인전 출전 여부와 러시아의 단체전 금메달 박탈에 관해 논의하고 결정한다.
미국반도핑기구(USADA)의 트래비스 타이가트 대표는 발리예바에 동정을 표하면서도 발리예바의 주변인을 기소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깨끗한 운동 선수들은 더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하며 발리예바 또한 그렇다. 그는 러시아 국가 시스템에 의해 학대받는 것 외에도 도핑에 이용당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로드첸코프법에 따라 발리예바 사건에 연루된 러시아인들을 기소할 수 있다.
2020년 법안으로 통과된 로드첸코프법은 미국 겁알이 미국 선수들의 결과에 영향을 준 행위가 있다면 미국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최대 100만 달러의 벌금과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구형할 수 있는 법이다. 미국은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 러시아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롭 쾰러 전 WADA 사무차장은 과거 도핑 근절을 담당하는 국제기구들이 러시아에 너무 관대했던 탓에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4년 동안 러시아를 제재하지 않아 러시아 당국이 문화적 변화를 할 필요성이 없었다. WADA, IOC, CAS는 정정당당한 스포츠보다 러시아 스포츠의 힘과 영향력을 더 선호했다”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