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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방송한 KBS2 주말극 ‘하나뿐인 내편’(극본 김사경·연출 홍석구, 이하 ‘하내편’) 98회는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46.2%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요즘 보기 드문 40%대 시청률로, 종영까지 2주가 남아 50%대 돌파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하내편’의 핵심은 간 이식이다. 악연으로 얽힌 강수일(최수종 분)과 장고래(박성훈 분) 집안이 간 이식을 통해 용서하는 과정이 지난 방송의 핵심이었다. 특히 장고래는 수술을 무사히 마쳤지만 강수일은 중환자실로 옮겨지면서 긴박함을 더했다.
수목극 1위에 오른 KBS2 수목 미니시리즈 ‘왜그래 풍상씨’(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의 주인공은 간암에 걸린 이풍상(유준상 분)이다. 동생들 뒷바라지 밖에 몰랐던 이풍상이지만 오해가 쌓인 동생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등을 돌렸다.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관전 포인트는 네 남매 중 누가 간을 공여하느냐다. 이 같은 상황은 방영 중인 KBS1 일일극 ‘비켜라 운명아’에서도 벌어졌다. 대립각을 세우던 이복형제 양남진(박윤재 분)과 최이우(강태성 분)의 주요 이슈는 간 이식이다.
세 작품 모두 시청률 고공행진 중인 인기작이다. ‘간 이식’을 화해와 화합의 상징처럼 묘사, 주된 줄거리 혹은 에피소드로 활용한 공통점도 있다. 특히 6회(30분 기준)를 연장한 ‘하내편’은 강수일-장고래의 간 이식을 전면에 다루면서 시청률이 급등했다.
문제는 동시다발적으로 동일한 내용이 각기 다른 작품에 등장하면서 시청자에게 피로를 안긴다는 점이다. 현실과 동떨어진 그릇된 인식이나 편견을 심어준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2017년 장기 기증을 한 아들의 시신을 직접 수습한 아버지의 인터뷰가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할 일이지만 드라마 속에선 가족이라면 당연한 일인 듯 그려지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가족에 대한 도의를 우선시하는 유교적 풍토가 작용한 듯 싶다”면서 “시청률을 따라 일종의 흥행 공식처럼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