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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 일본 치바현 치바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일본여자오픈(총상금 1억4000만엔) 마지막 날.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 기구치 에리카(일본)는 유소연(28)의 경기를 본 뒤 이렇게 표현했다.
유소연은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 골라내며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던 에리카는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3위로 대회를 마쳤다.
개막 전부터 유소연에게 쏠린 관심이 높았다. 세계랭킹 4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자랑했다. 일본여자오픈은 내셔널 타이틀 대회로 지난 2년 동안 하타오카 나사가 우승했다. 이번 대회에선 나사의 3연패에 가장 큰 관심이 쏠렸다. 유소연은 가장 강력한 경쟁 후보였다.
첫날부터 유소연의 날카로운 샷이 터졌다. 1라운드에서 7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2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2위로 내려앉았지만, 3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JLPGA 투어는 유소연의 경기 내용을 “스마트한 골프의 본보기다”라고 평가하면서 더욱 경계했다.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최종일 경기는 유소연의 일방적인 우세로 끝이 났다. JLPGA 투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퍼펙트V’라는 제목으로 유소연의 우승 소식을 전하면서 경기 내용을 조목조목 분석했다. 승부처는 9번홀로 꼽았다. 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게 우승의 발판이 됐다고 설명했다. 유소연은 이 홀에서 3번 우드로 티샷을 했고, 147야드를 남기고 8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홀 2.5m에 붙였다. 버디를 성공시킨 유소연은 3타 차 선두로 달아났다. 경기 뒤 유소연은 “9번홀 버디 직후 우승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고 복기했다. 이어 일본에서의 평가에 대해 “공격적인 플레이를 추구하기에 안전한 공략이 필요한 홀에서는 많이 억누르려고 하는 편이다”면서 “이번 대회에서는 전체적인 코스 매니지먼트가 잘 되었다”고 만족해했다.
유소연은 이날 우승으로 2009년 중국여자오픈, 2011년 US여자오픈, 2014년 캐나다 여자오픈에 이어 통산 4번째 내셔널 타이틀을 차지했다. 유소연은 “생각하지 못했던 4번째 내셔널 타이틀 우승을 차지하게 돼 기쁘다”면서 “한국여자오픈에서도 꼭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는 동기부여를 갖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