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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오영의 수필에 등장하는 이 노인은 구매자의 재촉과 항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이 만들어 파는 방망이가 ‘최선’이 될 때까지 시간과 정성이 들여 깎고 또 깎았다. 사겠다는 사람이 ‘그만하면 됐소’라고 재촉하는데도 방망이를 주지 않는 노인. 결국 열차를 놓친 구매자는 노인의 태도에 화가 났지만 방망이를 받아든 아내의 칭송을 듣고 놀라고 만다. 바로, ‘장인정신’이다.
YG 대표프로듀서 양현석이 받는 주된 비판 중 하나는 바로 ‘오래 걸림’이다. YG 소속 아티스트의 결과물은 더디다. ‘그만하면 됐소’라며 팬들의 항의가 쏟아지지만 결국은 해를 넘어가기 일쑤. ‘YG의 보석함’이라 불리는 걸그룹 블랙핑크 역시 지난 2016년 데뷔해 3년차를 맞이했지만 최근까지 1년간의 공백을 가졌다.
‘방망이 깎던 제작자’가 “이제 됐소” 하며 내놓은 결과물은 “솔직히 자신있다”는 제니의 말이 허풍이 아님을 입증했다. 전 세계의 차트는 15일 블랙핑크가 데뷔 첫 미니앨범 ‘스퀘어 업’(SQUARE UP)을 발매한 직후 온통 블랙핑크로 물들었다.
타이틀곡 ‘뚜두뚜두’는 오늘(23일)까지 발표 9일간 멜론·벅스·지니 등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올킬을 유지하고있다. 또한 ‘스퀘어업’은 44개국 아이튠즈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며 K팝 걸그룹 신기록을 세웠고, 일본 오리콘 디지털 앨범차트에서는 1위로 첫 진입하며 열도에서의 인기도 입증했다. 또한 영국 ‘오피셜 트렌딩 차트 톱 20‘에 국내 걸그룹 최초 17위로 진입했고, 중국 최대 음원사이트 QQ뮤직 종합 신곡 차트·유행지수 차트·KPOP 주간 차트 등 5관왕을 차지했다.
‘귀’뿐 아니라 ‘눈’까지 사로잡았다. ‘뚜두뚜두’ 뮤비는 음반 발매(뮤비 공개) 후 6시간 만에 1000만뷰를 돌파한데 이어 각 ‘X천만’ 돌파 기록을 종전 K팝 걸그룹이 세운 기록보다 5배 가량 빠른 시간에 갈아치우며 22일. 160시간 만에 8000만뷰를 넘어섰다. 종전 8000만뷰 최단 시간 돌파 기록은 블랙핑크 자신들의 ‘마지막처럼’이었다.
금주내 9000만 돌파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걸그룹 트와이스의 9000만 돌파 기록(36일)도 ‘5배’가량 단축할 전망이다. 또한 이미 ‘붐바야’ ‘마지막인것 처럼’ 등 2개의 3억뷰 뮤비를 보유한 블랙핑크는 내주 중 ‘1억뷰’ 뮤비를 한개 더 추가하게된다.
이러한 ‘뚜두뚜두’ 뮤비 조회 추세는 BTS의 ‘페이크 러브’(FAKE LOVE)가 그린 그래프에 유일하게 비견할 만한 모양새다. K팝 걸그룹 사상 최단 기간 타이틀은 물론 미국 빌보드지 기준 ‘뮤직비디오 공개 24시간 조회수 톱10’ 순위에 전 세계 걸그룹 최고, 전 세계 아티스트 중 대 4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성취감에 도취될법도 한데,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1년은 공백이 아닌 발전과 성장의 시간. 그는 22일 이데일리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이제 막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으니 곧 맛있는 열매를 맺을 것”이라며 이미 세운 기록보다 내일을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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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블랙핑크를 응원하고 좋아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요즘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 힘든 여러 현상들을 접하며 이제 한국음악의 미래는 전문가들도 쉽게 예측 할 수 없는 시장이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음악의 해외진출 상황은 참으로 많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지금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 남들보다 한걸음 앞서 나가지 못하는 선수에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찬스가 적는 것처럼 특히 콘텐츠 사업분야는 세상의 흐름과 변화에 조금이라도 뒤쳐지면 기회가 없는 분야라 생각합니다
세계지도에서 한국의 작은 지형을 볼 때 어떻게 이렇게 작은 나라의 가수들이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서 인기를 끄는 현상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는지 어느 누가 속 시원하게 설명 해줄 수 있을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 월드컵 기간인지라 축구에 비교 하고 있습니다만 상대를 이기려면 실력 있는 실력 있는 플레이어도 중요 하지만 상대팀의 허를 찌르는 전술과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랙핑크의 현상에 대해 물어보셨으니 작은 견해를 말씀 드리자면, 블랙핑크는 아마도 그들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전혀 다른 기술과 전술을 지닌 팀이기 때문에 사랑 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데뷔 3년차인 블랙핑크의 시작은 지금부터 입니다. 이제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하였으니 곧 맛있는 열매를 맺을 거라 기대합니다.
- 멤버들은 녹음 전, ‘뚜두뚜두’를 듣자마자 ‘이거다’ 라고 했다고 합니다. 대표 프로듀서님이 처음 들으셨을 때는 어떠셨는지요.
◇ 블랙핑크가 그런 말을 했었군요. (웃음) 사실 저는 그와 반대로 저와 테디에게는 이번 ‘뚜두뚜두’의 타이틀 결정은 큰 도전이자 도박이었습니다
블랙핑크가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에 비해 트랙의 느낌이 매우 강하고 랩의 비중이 커서 대중적인 면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 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언젠가 반드시 넘어야 할 큰 산이라고 생각했던 각오가 바로 ‘뚜두뚜두’ 였습니다
불안함 속에서도 한가지 자신 있었던 점은 블랙핑크가 6년간 연습해온 곡들의 대부분이 핑크보다는 블랙에 가까운 음악들이었기 때문에 멤버들을 믿었습니다. 무사히 큰 산을 넘었으니 이제 좀더 높은 산을 바라보며 좀더 과감하고 다양한 블랙핑크의 음악들을 선보이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 제작자인 저와 테디의 조합은 벌써 20년이 넘었기에 이제는 서로의 뒷모습만 봐도 무슨 표정을 하고 있는지, 어떤 기분인지조차 읽을 수 있을 만큼 적절한 조합 이라고 봅니다. 블랙핑크의 경우 프로듀서인 테디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가장 중요한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외의 것들을 챙기지만 서로 맡은 일에 대해 모든 과정을 함께 공유하며 서로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편입니다
말 못할 많은 어려운 상황을 거쳐 ‘뚜두뚜두’가 세상에 나오기 까지 1년이 걸렸지만 개인적으로 블랙핑크 뮤직비디오들 중 ‘뚜두뚜두’ 뮤직비디오의
완성도가 가장 높았다고 생각할 만큼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뚜두뚜두’ 뮤직비디오는 YG와 20년을 함께한 서현승 감독과 진행 하였는데 오랜 회의를 통해 음악의 성향과 색깔을 잘 이해하고 서로의 합이 잘 맞았기에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 1년 공백, 그동안 블랙핑크는 어떻게 성장했습니까.
◇ 블랙핑크가 1년동안 ‘성장’했다기 보다 지난 6년간 힘든 연습과정을 통해 축적된 것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팬들이 자주 말하는 ‘보석함’으로 따진다면 아직 뚜껑이 다 열리지 않은 상자이지요. 블랙핑크의 내재된 실력과 재능은 점점 더 큰 빛을 발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 테디와 블랙핑크, 곁에서 지켜보신 결과 특유의 시너지가 있다면요.
◇ 테디는 지난 20년간 많은 히트곡들을 발표하며 흔들리지 않았던 YG의 메인 프로듀서입니다. 테디 라는 디자이너에게 블랙핑크는 가장 최신의 유행과 새로운 음악을 입히기에 매우 훌륭한 모델이자 새로운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블랙핑크 초기에 많은 분들이 2ne1과 많이 비교 하셨는데 해체시기와 데뷔시기가 맞물렸고 4명의 멤버수가 같다는 점에서 피해갈수 없는 비교였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델들이 다르고 멤버들의 장단점이 모두 다르기에 그런 비교는 차츰 없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 블랙핑크의 장점이자 단점은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적어서 인지 생각보다 멘탈이 여리다는 점입니다. 좋게 말하면 순수하고 깨끗한 아이들이지만
저는 무대 위에서만큼은 더 강해질것을 자주 요구하는 편입니다
- 제작자 입장에서 블랙핑크가 걸어가야 할 행보를 어떻게 인도하고 싶은지요.
◇ 유튜브 조회수에서 잘 보여지듯 블랙핑크의 경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반응이 굉장히 뜨거운 그룹입니다. 4명의 멤버들 중 3명이 영어가 자유스럽다는 점에서 추후 전개될 해외 프로모션에서 큰 장점이 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말씀 드리기 이르지만 해외의 많은 유명 음반 관계자들이 블랙핑크의 눈에 띄는 현상을 다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지라 머지않은 날에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거라 판단합니다. 올해 안에 신곡 발표를 한번 더할 계획이며 그 후 활발한 해외 투어를 추진 해볼 예정입니다 먼 곳에서 간절하게 블랙핑크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을 직접 찾아가 얼굴을 보고 대화를 나누고 노래를 불러드리는 일은, 가수로서도 가장 행복한 꿈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성원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