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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손바닥으로 책상을 치며 말한다. 쑥스러운 듯 발개진 볼에 웃음꽃이 핀다. KBS2 TV소설 ‘은희’에 출연 중인 배우 경수진은 이 작품이 끝나고나면 28세가 된다며 웃었다. “이제 나이 때문에 아역은 더이상 못할 것 같지 않나”라는 말에 ‘발끈’한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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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진은 지난해 KBS 드라마 ‘적도의 남자’로 데뷔했다. 배우 이보영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무거운 작품 속에서 말 없는 캐릭터였던지라 대사도 많지 않았다. 존재감이 없을 줄 알았지만 그 반대였다. 대중은 ‘준비된 신인’이라고 이목을 집중했다. 시청자들의 작품 몰입을 생각해서 일찍이 나이를 공개하지 못했다. 숱한 인터뷰를 통해 그의 ‘실체’가 드러났고 그 후에도 경수진은 아역으로 입지를 넓혔다. 닮은 꼴이라고 화제가 됐던 배우 손예진의 어린 시절로 말이다. KBS2 월화 미니시리즈 ‘상어’에서 경수진은 배우 연준석과 함께 김남길-손예진의 어린 시절 첫사랑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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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를 마치고 경수진은 고민이 깊었다. 대중에게 인지도를 얻고 있는 지금, 어떤 행보를 보여야 할지 정답을 찾기 힘들었다. 역할 비중을 떠나 시청자들이 많이 찾는 미니시리즈 출연 기회를 잡아야 할지,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할지, 영화로 자리 이동을 해야할지, 생각이 많았다. 답을 구한 건 ‘내공을 기를 수 있는 곳’이었다. ‘은희’였다. 경수진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은희’에서 두부공장 경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우여곡절 끝에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는 은희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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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경수진은 늘 그랬다. 배우라는 꿈을 향해 가는데 중심은 ‘연기’였다. 그리고 스스로 꾸준히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독립영화 ‘비를 그리다’에 출연한 것도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다.
“아주 많은 작품을 거친 건 아니었지만 ‘내 연기가 어디까지 늘었지?’라고 의문을 던졌어요. 그때 ‘비를 그리다’라는 독립 영화 시나리오를 받았고요. 밝은 성격에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가는 캐릭터였는데 저와 성격도 닮았고 성장배경도 비슷하더라고요.”
시험 결과는 언제나 가혹하다. 스스로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긴 호흡의 영화로 돌아오니 대사 씹히고, 감정이 끊기는 단점이 드러났다. 이번에도 역시 ‘부족하다’는 게 절실히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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