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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수진, 아역 벗은 첫 캐릭터..'은희'에서 답을 찾다(인터뷰)

강민정 기자I 2013.07.17 10:51:06

'은희' 끝나면 28세.."아역 들어온다면 감사히"
독립영화-아침드라마, 쉽지 않은 결정.."연기력 위해"
'은희' 타이틀롤 부담감, 기대감으로 꼭 바꿀 것

KBS2 TV소설 ‘은희’에서 타이틀롤 은희 역을 맡아 인기몰이 중인 배우 경수진이 서울 여의도 이데일리에서 인터뷰를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권욱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은희’ 끝나면 스물 여덟이라고요!”

양 손바닥으로 책상을 치며 말한다. 쑥스러운 듯 발개진 볼에 웃음꽃이 핀다. KBS2 TV소설 ‘은희’에 출연 중인 배우 경수진은 이 작품이 끝나고나면 28세가 된다며 웃었다. “이제 나이 때문에 아역은 더이상 못할 것 같지 않나”라는 말에 ‘발끈’한 거였다.

배우 경수진은 ‘은희’를 마치면 28세가 된다.(사진=권욱기자)
“스물 여덟이라고요, 하하. 이젠 아역이 들어오면 정말로 감사한 마음이 들 것 같아요. ‘날 아직도 이렇게 어리게 봐주시는 구나’라는 마음 때문에요.”

경수진은 지난해 KBS 드라마 ‘적도의 남자’로 데뷔했다. 배우 이보영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무거운 작품 속에서 말 없는 캐릭터였던지라 대사도 많지 않았다. 존재감이 없을 줄 알았지만 그 반대였다. 대중은 ‘준비된 신인’이라고 이목을 집중했다. 시청자들의 작품 몰입을 생각해서 일찍이 나이를 공개하지 못했다. 숱한 인터뷰를 통해 그의 ‘실체’가 드러났고 그 후에도 경수진은 아역으로 입지를 넓혔다. 닮은 꼴이라고 화제가 됐던 배우 손예진의 어린 시절로 말이다. KBS2 월화 미니시리즈 ‘상어’에서 경수진은 배우 연준석과 함께 김남길-손예진의 어린 시절 첫사랑을 연기했다.

‘손예진 닮은 꼴’로 화제를 모았던 배우 경수진은 KBS2 월화 미니시리즈 ‘상어’에서 실제로 손예진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사진=권욱기자)
“당연히 좋았어요. 닮았다는 말만 들어도 영광인데, 한 작품 속에서 만났다니 꿈만 같았죠. 그런데 촬영하면서는 그런 기쁨을 느낄 새도 없었어요. 실망시키면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긴장도 많이 했거든요. 섬세한 감정 연기, 대사 톤, 발성 모든 걸 기본부터 새로 배운 기분이었어요.”

‘상어’를 마치고 경수진은 고민이 깊었다. 대중에게 인지도를 얻고 있는 지금, 어떤 행보를 보여야 할지 정답을 찾기 힘들었다. 역할 비중을 떠나 시청자들이 많이 찾는 미니시리즈 출연 기회를 잡아야 할지,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할지, 영화로 자리 이동을 해야할지, 생각이 많았다. 답을 구한 건 ‘내공을 기를 수 있는 곳’이었다. ‘은희’였다. 경수진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은희’에서 두부공장 경리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후 우여곡절 끝에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는 은희 역을 맡았다.

‘적도의 남자’와 ‘상어’에서 이보영과 손예진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경수진은 ‘은희’로 처음 그만의 캐릭터를 소화하게 됐다.(사진=권욱기자)
“주변에서 ‘아침 드라마 들어가는데 괜찮아?’라고 많이 걱정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론 이 결정이 맞다고 봐요. 신인 만큼 성장이 필요한 때가 없지만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은희’는 제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큰 타이틀이지만 한편으론 제가 배우로 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받아들였어요.”

돌이켜보면 경수진은 늘 그랬다. 배우라는 꿈을 향해 가는데 중심은 ‘연기’였다. 그리고 스스로 꾸준히 시험대에 올랐다. 최근 독립영화 ‘비를 그리다’에 출연한 것도 이러한 연장선상에 있다.

“아주 많은 작품을 거친 건 아니었지만 ‘내 연기가 어디까지 늘었지?’라고 의문을 던졌어요. 그때 ‘비를 그리다’라는 독립 영화 시나리오를 받았고요. 밝은 성격에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가는 캐릭터였는데 저와 성격도 닮았고 성장배경도 비슷하더라고요.”

시험 결과는 언제나 가혹하다. 스스로에게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긴 호흡의 영화로 돌아오니 대사 씹히고, 감정이 끊기는 단점이 드러났다. 이번에도 역시 ‘부족하다’는 게 절실히 느껴졌다.

경수진은 작품 속에서 스스로를 시험하며 끊임없이 성장점을 높여가고 있다.(사진=권욱기자)
“반효정 선생님께서 ‘내가 널 2주 동안 지켜봤다’면서 이런 저런 조언을 해주셨는데, 정말 어디서도 받을 수 없는 가르침이었어요. 실내세트 촬영을 이렇게 오래 한 게 ‘은희’가 처음이라 카메라 3대가 나에게 집중돼 있다는 상황이 버거웠거든요. ‘NG의 여왕’이라는 놀림도 받았어요, 하하. 시간이 갈수록 욕심도 생기고,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는 것 같아요. 자신감도 많이 얻어요. 전 은희니까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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