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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테이너` 김여진 "`아이들`이 나를 바꿨다"(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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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기자I 2011.02.25 09:59:27
▲ 김여진

[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영화 `아이들...`은 실화다. 어느 날 갑자기 다섯 명의 아이들이 한꺼번에 실종됐고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 일을 `개구리 소년 실종사건`이라고 부른다.

주연배우는 박용우와 류승룡이다. 두 사람은 각각 특종을 잡기 위해 사건에 매달리는 다큐멘터리 PD 강지승과 자신이 세운 가설에 따라 실종 아동 부모 중 한 명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심리학 교수 황우혁 역을 맡았다.

하지만 이야기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바로 사라진 아이 중 한 명의 부모로 범인으로 의심을 받는 종호 부모다. 그 비극적인 역할을 성지루와 함께 김여진이 맡았다.

`아이들...` 출연 배우 중 가장 마지막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선 김여진은 "온몸이 가닥가닥 아픈 느낌이었다"고 했다.

꺼칠한 피부와 부은 눈 등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을 온몸으로 표현하기 위해 촬영마다 1시간 반 이상, 2시간 가까이 특수분장에 매달렸다. 살도 7kg이나 찌웠다. 게다가 이 영화는 실화다. 최대한 실제 종호 엄마와 같아야 했다.

"참고할 수 있는 건 다 봤어요. 인터뷰 동영상, 기사, 사진, 의심받았던 목소리까지요. 굉장히 덩치가 크고 목소리가 투박했어요. 최대한 같은 분위기를 내기 위해 애를 썼는데 기본적인 체격 차는 어쩔 수가 없더군요. 직업은 제작 단계에서 자전거 안장 수리공에서 청바지 단추 수리공으로 바뀌었고, 크고 투박한 손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선 대역 연기자를 쓰기도 했는데 부자연스러워 실제 영화에선 편집됐네요."

하지만 이같은 외적 변화는 고생의 시작에 불과했다. 자식을 잃고, 범인으로까지 내몰린 부모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은 더더욱 어려웠다.

김여진은 "영화 `아이들...`로 인해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고 삶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말도 했다.

최근 `홍대 청소노조 사태`에 관심을 두고, 이들을 직접 찾아 응원한 일도 영화와 무관치 않다. 선행, 생각은 쉽다. 하지만 실천에 옮기기는 어렵다. 그녀처럼 얼굴이 알려진 스타의 경우에는 더더욱.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라서 파장은 크다.

"지난해 영화 `아이들...`과 연극 `엄마를 부탁해`를 했는데 두 작품 모두 제게 큰 영향을 줬어요. 영화에선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마음을, 연극에선 반대로 엄마를 잃어버린 딸의 마음을 연기했는데 연거푸 큰 슬픔을 접하다 보니 `슬픔`이라는 감정에 특히 민감해지더군요. 그 즈음 사태를 접했고 마음이 동해 나서게 됐어요."

`홍대 청소노조 사태`는 최근 홍익대학교가 미화원, 경비원 등 용역 업체 노동자 170여 명을 집단해고해 불거진 일을 뜻한다. 김여진은 트위터를 통해 `날라리 외부세력`이란 모임을 만들고 농성 현장을 찾아 밑반찬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이들을 도와 사회적 이목을 끌었다.

홍익대학교는 결국 집단해고 했던 노동자 전원을 고용 승계키로 했고 학교 앞 점거 농성은 49일 만에 끝이 났다. 물론 이 같은 성과 이면에는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제 목소리를 낸 `소셜테이너` 김여진의 노력과 용기가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게 사실이다.

김여진은 "소신 발언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불이익을 걱정해본 적은 없느냐?"라는 물음에 "노무현 전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 블로그에 애도 글을 남겼더니 악성 댓글이 대단하더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크게 신경 쓰진 않는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내가 당할 불이익이 두려워 남의 큰 아픔에 문을 닫는다면 언젠가 내가 같은 일을 겪게 될 때 남들도 그럴 거예요. 전 그걸 연대라고 생각하는데요. 내게 약간의 불이익 또는 마음의 부담감이 있더라도 상대의 아픔이 더 절박하다면 그쪽을 돌보는 게 바르다고 봐요. 그래야 문제가 해결될 테니까요."

그는 영화 `아이들...`이 말하는 바도 같다고 봤다. 21년 전 사건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은 난리를 쳤지만 지금은 어느덧 기억에서 잊혀 시체를 찾았는지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대다수 사람이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대충 보고, 대충 잊죠. 혹자는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이 시간이 지난다고 잊힐까요? 세상을 바꾸려 노력하지 않으면 비슷한 사건은 또 생겨요. 이번 영화가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하네요."

김여진은 마지막으로 영화의 흥행을 묻는 말에 "잘 됐으면 하지만 작품이 어두워 어떨 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그를 비롯해 배우들의 진정성이 담긴 `아이들...`은 개봉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순항 중이다.
 
(사진=김정욱 기자)
▲ 김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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