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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라이벌 간의 대결과 경쟁은 영화 속 극적인 재미를 배가시켜주는 핵심 요소다. 올 한해 스크린을 수놓았던 수많은 영화 속 라이벌 중에 '베스트 3'를 꼽아봤다.
◇ '추격자', 김윤석과 하정우
나홍진 감독의 '추격자'는 연쇄살인범 지영민과 그 뒤를 쫒는 전직형사 엄중호의 추격전을 담은 영화다.
이 영화는 나홍진 감독의 치밀한 각본이 영화의 완성도에 지대한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영민과 엄중호 역을 맡은 두 배우, 하정우 김윤석의 불꽃 튀는 연기대결이 없었더라면 '추격자'의 완성도는 반으로 떨어졌으리라는 것이 평단의 반응이었다. 나홍진 감독 역시 “자신의 연출보다는 두 배우의 열연이 ‘추격자’의 완성도에 더 큰 도움이 됐다”며 공을 돌린 바 있다.
김윤석과 하정우는 영화 속에서 서로 대결을 펼쳤던 것처럼 올해 각종 영화상 시상식에서 남우주조연상 후보로 끊임없이 노미네이트되며 '라이벌' 경쟁을 이어갔다.
◇ '다크 나이트', 故 히스 레저와 크리스천 베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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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는 올해 개봉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 가운데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올리며 할리우드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다크 나이트'가 고수익을 창출해냄과 동시에 극찬을 받은 배경에는 배트맨의 라이벌인 조커의 몫이 컸다. '근본적인 악'을 상징하는 조커와 이를 응징하기 위해 폭력을 써야만 하는 배트맨의 고뇌는 '다크 나이트'를 단순한 블록버스터가 아닌 '철학적인 블록버스터'로 바라보게 했다.
물론 이는 조커 역을 맡은 고 히스 레저와 배트맨 역을 맡은 크리스천 베일의 연기 대결이 없었다면 설득력이 무척이나 떨어졌을 것이다.
고 히스 레저는 '다크 나이트'를 유작으로 남긴 채 지난 1월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히스 레저는 현재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제6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상태로 그의 영전에 트로피가 놓일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문소리와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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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와 ‘다크 나이트’의 라이벌들이 서로 대결을 하는 관계였다면 임순례 감독의 흥행작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 '우생순')의 문소리와 김정은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라이벌이었다는 차이가 있다.
문소리는 ‘우생순’에서 대한민국 올림픽 2연패의 주역인 최고의 핸드볼 선수 미숙으로 분했다. 김정은은 미숙의 라이벌이자 핸드볼 팀 국가대표 감독으로 부임한 혜경으로 분해 문소리와 연기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영화는 미숙과 혜경의 대결보다 서로 간의 경쟁을 통해 결국 한 목표를 이뤄나가는 라이벌의 화해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둔다. 상호 대립하던 라이벌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전체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은 '우생순'이 전하고자 했던 또 다른 주제였다.
실제 촬영현장에서도 초반 묘한 라이벌 분위기를 풍겼던 문소리와 김정은은 영화 촬영이 진행될수록 영화속 미숙과 혜경처럼 '우생순'의 성공을 위해 뜻을 함께하며 동료배우 이상의 우정을 쌓았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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