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장덕철(장중혁·덕인·임철)이 자신들을 향해 사재기 의혹을 제기한 가수 박경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장덕철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굉장한 영향력이 있는 분께서 왜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며 “해명할 힘도 없는 우리를 향해 2차 가해한 박경을 만나 ‘무슨 생각으로 그런 글을 올리셨나요?’라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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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철은 역주행의 아이콘이다. 2017년 11월 발표한 ‘그날처럼’이란 노래가 두 달 뒤인 2018년 1월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하며 단숨에 ‘역주행의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장덕철은 ‘혜성처럼 등장한 가수’, ‘뜻밖의 발견’이란 수식어를 받으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던 중 갑작스러운 순위 상승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음원을 사재기했다’는 의혹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박경이 SNS를 통해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고 글을 올리면서 아예 사재기 가수로 낙인이 찍혀버렸다.
장중혁은 “주위에서 사재기라는 단어를 언급할 때마다 흠칫 놀랄 정도로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힘들지 않은 척을 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심지어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사재기란 단어가 사람들 입에 오르내릴 때도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고. 장중혁은 “열심히 작업한 결과물로 1위를 했는데 축하보다 비난을 받아야 하는 현실이 무척 가혹했다”며 “행복해야 하는데 1위를 하면 할수록 더욱 슬퍼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덕인은 “사재기 가수로 낙인찍힌 이후 매사가 부정적으로 변했다”며 “사재기란 게 존재하는지 그 누구도 밝혀내지 못했는데, 실체도 없는 사재기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모양새”라고 한탄했다. 이어 “얼마 전에는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우리를 사재기 가수로 단정 지었다”면서 “수사기관도 아닌데 무슨 명분으로 우리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임철은 “가끔 ‘노래는 좋은데 왜 사재기를 하셨나요?’라는 댓글이 달리곤 하는데, 그런 글을 볼 때마다 속상하다”면서 “사재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백 번, 천 번을 말해도 사람들은 전혀 듣지 않는다. 이젠 해명하는 것도 지친다”고 말했다. 그러자 덕인은 “멤버들이 잘 생긴 것도 아니고, 팬이 많은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1위를 할 자격이 없는 건 아니지 않냐”고 반문하며 “우리는 우리 음악을 했을 뿐이고, 대중이 좋아해 주셔서 1위라는 영광을 얻게 된 것이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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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철 멤버들은 ‘사재기 가수’라고 공개 저격한 박경에 대한 원망을 드러냈다. 장중혁은 “박경이란 분은 단지 자신의 SNS에 몇 글자를 적었을 뿐이지만, 그 파장이 우리에겐 엄청난 비수가 되어 돌아왔다”며 “동료 가수분이 도대체 왜 그랬을까 싶더라”고 한탄했다. 이어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누군가를 공개 저격하기 이전에, 정확한 팩트를 파악하고 나서 언급하는 게 순서”라면서 “아무런 물증도 없이 묻지마식 폭로를 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경솔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덕인은 “공인은 영향력 있는 사람인데, 그날 박경의 행동은 공인으로서 굉장히 엉망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정황과 추측만 갖고 누군가를 마녀사냥하는 것은 공인으로서 할 짓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개 저격은) 오히려 공인의 영향력을 악용한 것”이라며 “그 글을 올렸을 당시 박경이 뭘 하고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덕인은 또 “박경이 본인의 말실수에 대해 ‘미안했다’, ‘경솔했다’ 정도의 한 마디 사과만 했다면 소송전까지 가지 않고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다”며 “자존심 때문에 이 문제를 길게 끌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경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면서 “사재기 의혹에 대해 입증하지도 못하면서 자존심만 내세우는 박경은 스스로의 행동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경솔한 행동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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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철 멤버들이 이제서야 사재기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덕인은 “팬들께서 (사재기 의혹에 대한) 회사 입장은 많이 접했는데 멤버들은 왜 입장을 밝히지 않느냐고 줄곧 말해왔다”며 “(사재기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하고 싶기도 했고, 침묵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렇게 나서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재기를 하지 않았다는 말 한마디를 하는 것조차 굉장히 힘이 드는 상황”이라며 “단 한 명에게만 우리의 진심이 전달되더라도 해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덕인은 어느 순간부터 사재기와 바이럴 마케팅이 교집합 되면서 ‘바이럴=사재기’라는 풍토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덕인은 “대형 기획사들도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데, 왜 똑같은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우리만 ‘사재기’가 되는지 묻고 싶다”며 “우리는 단연코 불법과 편법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사재기 조사 결과가 빨리 나와서 다시 떳떳하게 음악 하고 싶다”며 “우리의 바람은 단 하나다. 그저 음악 하고 싶을 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