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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에서 새 작품으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게 된 기쁨을 표했다.
봉 감독은 2006년 ‘괴물’로 감독주간의 초청을 받은 뒤 2008년 ‘도쿄!’ 주목할 만한 시선, 2009년 ‘마더’로 주목할 만한 시선, 2017년 ‘옥자’에 이어 올해 ‘기생충’으로 다섯 번째 초청을 받았다. 경쟁부문에는 2017년 ‘옥자’에 이어 두 번째다. 봉 감독은 “열기가 넘치는 곳에서 고생해서 찍은 신작을 선보이게 되니까 그 자체로 기쁘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이어 “칸에서는 이 영화를 100%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지극히 한국적인 영화이고 한국 관객이 봐야만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칸을 거쳐서 한국 관객에게 공개될 때 가장 설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기생충’이란 제목의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봉 감독은 “일단 기생충은 나오지 않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봉 감독은 “학창시절 교과서에 ‘님의 침묵’이 나오면 ‘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 국어 참고서를 보면 여러 가지 의미가 나오지 않냐”며 “기생충도 그런 여러 가지 의미를 추축해볼 수 있는 영화”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서로 너무 다른 환경을 가진, 일상에서는 전혀 마주치지 않을 것 같은 가족이 맞추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에서 출발했다”고 부연했다.
봉 감독은 수상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단칼에 답변해 웃음을 자이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영화를 배우며 본 어마어마한 분들의 작품이 있더라”며 “그렇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다. 지극히 한국적 뉘앙스와 디테일을 가진 영화지만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보편성도 있다”는 말로 기대감을 갖게 했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하는 내용을 그린다.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로 내달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