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마저?' 승부 조작에 얼룩진 4대 프로스포츠

이석무 기자I 2013.03.05 12:02:57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4대 프로스포츠의 마지막 청정지대였던 프로농구도 승부조작의 덫에 휘말렸다. 현직 프로팀 감독이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경기 결과를 조작했다는 이유로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지검 형사5부는 최근 프로농구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A씨를 구속한 데 이어 현지 프로농구 감독인 B감독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수사 중인 승부조작 대상 경기는 2년전쯤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B감독은 A씨를 통해 3000여만을 전달받고 승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선수교체를 통해 승부조작을 시도했고 당시 선수들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농구는 적어도 지금까지 승부조작의 청정지대였다. 지난 2011년 프로축구, 지난해 프로야구와 프로배구에서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을때도 검은 마수에 휘말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국 4대 프로 스포츠 모두가 승부조작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다. 특히 최근 프로농구가 고의 패배 논란으로 얼룩진 상황에서 승부조작 파문까지 터지면 팬들의 외면은 더욱 가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승부조작 당사자로 지목된 B감독은 “승부조작 제안을 받았거나 돈을 받고 경기 결과를 조작한 적이 없다”며 “검찰 수사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해당 구단 역시 “사전에 이런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 사실 관계를 파악해봐야 한다”며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구단 공식 입장도 정해질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국 프로스포츠는 최근 들어 잇따라 승부조작 사실이 밝혀지면서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고 있다.

승부조작 파문의 시발점은 2011년 프로축구에서 벌어진 스캔들이었다. 당시 전·현직 국가대표를 포함해 51명의 선수가 연루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실형을 선고받았고 축구계에서 영구 퇴출당했다. 심지어 일부 선수는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살을 선택하기까지 했다.

프로배구와 프로야구도 지난해 승부조작으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스포츠토토가 아닌 불법 도박사이트와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줬다.

프로배구에서는 남녀 전·현직 선수 16명이 불법 도박 사이트와 연결된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고의로 경기를 조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프로야구에서도 당시 LG 트윈스 소속이었던 박현준과 김성현은 돈을 받고 고의로 볼넷을 범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져 프로야구에서 영구제명 당했다.

이번 프로농구의 의혹과는 별개로 승부조작의 마수는 여전히 각 종목으로 손을 뻗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 여전히 물밑에서 승부조작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히 최근 들어 스포츠 불법 도박사이트가 기승을 부리면서 승부조작의 유혹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한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스포츠 불법 도박 사이트인 사설 토토 시장 규모는 수조 원 또는 수십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10대 청소년 상당수가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사설 토토에 빠져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던지고 있다.

스포츠 불법 도박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프로스포츠가 이미 몇 차례 큰 홍역을 치렀지만 여전히 승부조작을 하려는 시도는 끊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더 충격적인 승부조작 스캔들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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