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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200회]①나영석 PD "최강 예능? 우리도 덜컹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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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준 기자I 2011.07.08 13:10:34

국민예능`1박2일` 10일 200회
"`나는 가수다` 강력한 경쟁자..신경 곤두세우게 돼"
"새 멤버 엄태웅 적응 시간 필요"

▲ `1박2일` 나영석 PD(사진=권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어머, 유명한 나영석 PD시네." 서울 여의도 KBS 별관 내 한 카페. 50대로 보이는 여성이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나영석 PD를 알아보고 반색했다. 인터뷰가 끝나자마자 이번에는 여대생들이 찾아와 동영상 인터뷰를 부탁했다.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다. 일반인이 PD까지 알아본다는 건 그만큼 프로그램이 사랑받고 있다는 소리다.

국민 예능 `1박2일`이 오는 10일 200회를 맞는다. 지난 2007년 8월5일 충북 영동 솔티마을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야생 리얼버라이어티의 시동을 걸었던 `1박2일`. 4년 동안 강호동·이수근·은지원·이승기 등 `1박2일` 멤버들이 쓴 야생일지는 유쾌했고 짜릿했다. 드라마의 감동도 썼다. 박찬호·이만기 명사 특집과 외국인 근로자 특집의 따뜻한 울림. `막장`이 범람하는 예능 판도 속에 `1박2일`이 보여준 드라마는 신선한 훈풍이 됐다. 웃음과 감동을 함께 잡은 만큼 시청률도 독보적이다. 코너 평균 시청률이 20%대 후반. 예능 프로그램 통틀어 최고다. "요즘은 외식하는 분이 특히나 많은 것 같다." 나영석 PD가 경쟁 프로인 MBC `나는 가수다` 얘기를 빗대 농담도 했다.

-200회 동안 가장 위기라고 생각했던 순간은

▲ 출연자가 나갈 때다. 최대의 위기는 지상렬이 나갔을 때였던 것 같다. 처음으로 나간 사람이니까. 다 사정이 있어서 하차했지만, 제작진으로서 기댔고 열심히 했던 분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지상렬뿐만 아니라 노홍철에서 최근 김C와 MC몽이 사정상 그만둘 때도 모두 힘들었다.

-올해에는 `이승기 사건(하차 논란)`도 있었다

▲ 이승기 문제는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문제다. 프로그램과 별개로 개인의 일생과 행복도 중요한 문제다. 이승기에게도 일본 진출과 드라마 출연은 본인의 인생 플랜에 있어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제작진과 많은 상의도 했었고. 그런데 의도치 않게 그 일이 외부에 알려지고 보도가 돼 일들이 꼬인 부분이 있다. 이번 일로 깨달은 건 있다. 제작진도 이승기도 시청자들의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나 관심이 우리 생각보다 크다는 걸 알았다.

-`나는 가수다`란 강력한 경쟁 프로가 나왔다

▲ 곧 잡힐 것 같다.(웃음) 이제는 `1박2일`이 해당 시간대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보했다고 볼 수만은 없다. `나는 가수다`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 KBS `해피선데이-1박2일`

-복불복 등 고정화된 형식이 `식상하다`는 비판도 있다

▲ 알고 있다. 고민하고 있고. 하지만, 복불복은 여행이란 `1박2일` 콘셉트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 복불복이 여러 가지 우연한 상황을 만드는 촉매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박2일`의 근간은 여행·여섯 남자의 좌충우돌 이야기다. 그리고 그런 점들로 인해 `1박2일`이 운 좋게 `밥`의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특이하고 `핫`하진 않지만 꾸준하게 먹을 수 있는. 분명히 버릴 수 없는 지점이 있다. 매주 그 시간에 `밥`을 먹으려고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배신이 될 수도 있다. 이 위치를 지켜가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출연자들이 자가 발전한다"
-햇수로 4년이다. 세월이 쌓여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은

▲ 우선 출연자들에게 믿음이 생겼다. 멤버들이 자가발전을 한다. 가끔 얼토당토않은 미션을 내도 출연자들이 스스로 예능 발전기를 돌려서 헤쳐나가거나 일정 분량의 웃음을 보장해준다. 이제는 믿고 맡길 수 있다랄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추다 보니 촬영이 판에 박힌 일상이 돼 버린 경향도 있다. 출퇴근 갔다랄까. 실제 우린 촬영 끝나고 `퇴근`한다고 얘기한다. 외부적인 변수가 너무 없어서 그렇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여배우 특집촬영을 하면서 멤버들의 눈이 그렇게 초롱초롱해지는 건 정말 오랜만에 봤다. 어디 섬에 고립돼 있다가 10년 만에 구조헬기 보는 눈빛이더라. 그때 제작진으로서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줘야겠다는 반성도 했다.

-게임 등을 진행할 때 아직도 기 싸움하기 어려운 멤버가 있나

▲ 당연히 강호동이다. 그 양반은 씨름해서 수 싸움에 단련이 됐다. 지략이 대단하다. 설득의 기술도 세련됐고. 방송이고 내가 PD니까 일정부분 접어주고 하는 거지 어떤 미션이던 강호동이 마음먹고 달려들면 어휴. 가끔가다 운동선수의 기질이 나올 때가 있다. 굉장히 배가 고프거나 할 때 눈이 `돈다`.(웃음)
▲ 나영석 PD
"은지원 방송 몰입도 높아..틀 없는 고마운 캐릭터"
-멤버들이 자가발전을 한다고 했다. `1박2일` 방송 후 예능적으로 가장 성장했다고 생각하는 출연자는

▲ 제작진으로서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은지원이다. 보통 미션을 짤 때 우린 수백 가지의 경우의 수를 생각한다. 예상해야 돌발 상황에 대비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은지원은 늘 예상 못 한 한 가지를 들고 나온다. 리얼 버라이어티는 출연자가 게임에 얼마나 몰입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런데 은지원은 정말 몰입도가 높다. 그리고 방송에 이렇게 비춰야 되겠다는 게 없다. 연예인으로서의 틀을 가장 많이 내려놓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제작진 입장에서는 고맙다. 그리고 촬영하는 거 보면 정말 재밌고.

-엄태웅은 너무 착한 것 같다

▲ 웃기는 재주는 별로 없는 것 같다.(웃음) 물론 엄태웅이 강호동이나 이수근처럼 재미의 DNA를 타고난 사람도 아니고. 결국 문제는 엄태웅이 얼마나 이 상황에 몰입하느냐다. 엄태웅은 낯도 가리는 편이고 전혀 다른 파트에서 건너왔다. 알게 모르게 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은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본다. 적응이 끝나야 비로소 몰입할 수 있을 거다. 착하고 순진하며 능변도 아니라서 아직은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벽이 허물어지면 훨씬 나아질 거라고 기대한다.

-이수근이 최근 방송에서 `강호동 칠순을 현장에서 해야한다`는 말을 했다. 멤버와 언제까지 갈까 등의 얘기를 해봤을 것 같다

▲ 출연자들끼리 우스갯소리로 `늙어서도 오래 하자` `애들 학교 갔을 때 애들 데리고 나오자` 뭐 이런 얘기는 하더라. `이승기 결혼하고 `1박2일` 촬영하면 어떻겠다`라는 얘기도 하고.
 
-지금까지 가장 뜻깊었던 방송은
 
▲ 외국인 근로자 특집이다. 가족들 만나게하면 좋아하겠다는 생각은 했어도 그렇게 좋아할 줄 몰랐다. 방송을 떠나 외국인 근로자 여섯분에게 `우리가 되게 큰 선물을 했구나`란 생각이 들더라. 그 분들한테는 가족들과 재회한 며칠이 잊혀지지 않을 것 아닌가. 행복했다. 

-꼭 해보고 싶은 미션은

▲ 명사특집이다. 꼭 다시 하고 싶다. 염두에 두고 있는 분은 있는데 워낙 섭외에 잘 안응해주시는 분이라. 성공 혹은 실패를 경험한 분들의 뒷 이야기를 듣는 게 좋더라. 그게 명사특집의 매력이기도 하고. 온돌방에 둘러 않아 이야기 들었을 때는 스튜디오에서 인터뷰할 때와는 다른 진심이 우러난다. 박찬호 때 크게 느꼈고.

"`밥`같은 `1박2일` 지키는 게 우리 일"
-걱정이 있다면

▲ 4년 동안 같은 포맷이 지속되다 보니 아이디어가 말라간다. 회의시간도 길어지고. 크게 변화하는 건 오히려 쉽다. 하지만, 꾸준히 봐 주시는 시청자에게 그것은 도리가 아니다. 접점을 찾는 게 쉽지 않다. 우리도 덜컹거린다. 걱정이 없는 날이 없다. 시장에 강력한 경쟁자도 나왔다. 그래서 예전에 보이지 않는 흠도 더 크게 보이는 것 같다. 비교의 대상이 생겨 지루함도 느낀다. 그래서 더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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