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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 지난 2월19일 KBS 2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 제작진은 취재진과 함께 경남 통영으로 떠났다. 신춘특집 욕지도 편을 녹화하면서 촬영 현장을 기자들에게 공개하기로 해서다.
이때 녹화된 분량은 한 달이 지난 3월21일과 28일 2회에 걸쳐 방영됐다. 당시 욕지도에서 '1박2일'의 촬영현장을 지켜본 기자로서는 약 30시간에 걸친 녹화에서 어떤 부분이 편집되고 어떤 부분이 방송에 나오는지 21일과 28일 방송을 지켜보며 확인할 수 있었다.
‘1박2일’ 촬영장에서 먼저 가장 놀란 점은 각 멤버의 일거수일투족을 찍는 VJ 카메라를 비롯해 지미집 카메라와 방송용 카메라 등 열 댓개의 카메라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녹화 된 테이프만 해도 수백 개에 이른다. 그러나 방송분량은 2회 합쳐서 140여 분 남짓. 결국, 수 백 개의 테이프에서 선택받은 소수(?)의 장면들만이 ‘1박2일’의 간택을 받는 셈이다.
욕지도 편 2회 방송을 보며 내린 결론은 출연진의 희로애락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과 현장 스태프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았던 장면이 주로 화면에 나온다는 것이었다. 특히 멤버들의 행동에 따른 주변 스태프들의 리액션은 '1박2일' 제작진이 선호하는 장면들이었다. 또한 현장에서는 재미있었지만, TV를 보는 시청자들의 관점에서 지루하게 느껴질 만한 장면들은 방영되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은지원의 결혼 기자회견이었다.
욕지도 편의 오프닝은 은지원의 기자회견으로 시작했다. 이날 기자들은 은지원에게 얼추 대 여섯 개가 넘는 질문을 쏟아냈지만 방영된 것은 '과속 스캔들'을 묻는 것과 처남이 된 이동국과의 관계 및 예비신부를 사랑하느냐는 질문 외에는 없었다. 결혼식과 신혼여행, 축의금, 자녀계획 등에 대한 질문은 방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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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은지원 결혼기자회견 이후 즉흥적으로 이뤄진 MC몽 기자회견은 시쳇말로 통편집 됐다.
MC몽도 이날 연인인 주아민과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고 허심탄회하게 털어놨지만 시청자들은 이 부분을 볼 수 없었다.
‘1박2일’ 제작팀의 한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면 촬영보다 어려운 것이 편집"이라며 "상황에 따라 편집의 기준이 다르지만 한 상황을 가장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는 편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화면에 가장 자연스럽게 나온 표정과 행동을 프로그램에 넣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다 담았다고 하더라도 시청자들이 보기에 재미가 없을 것 같으면 이를 과감히 버리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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