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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사무국은 18일(한국시각) 구단 재정 파산으로 리그 운영에 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물어 포츠머스의 승점9점을 깎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 시즌 29경기서 5승(4무20패)에 그치며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포츠머스는 시즌 승점이 19점에서 10점으로 감소했다. 시즌 9경기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강등을 면할 수 있는 리그 17위 클럽(울버햄튼, 승점 27점)과의 격차 또한 17점으로 더욱 벌어졌다. 이와 관련해 영국 현지 언론들은 '포츠머스의 2부리그 강등이 사실상 확정됐다'며 일찌감치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승점삭감의 근거, C조 60항
1989년 창단해 112년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명가 포츠머스가 무너져 내린 건 극심한 재정난 때문이다. 포츠머스는 그간 6000만파운드(104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부채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올 시즌 전반기 내에 당장 갚아야 할 빚만 1000만파운드(170억원)가 넘는다.
경영난 해소를 위해 대대적인 정리해고를 단행하고, 새 구단주를 찾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달 26일에는 법정관리를 신청해 사실상 파산 상태에 들어갔다.
프리미어리그가 포츠머스에 부과한 승점9점 삭감의 근거는 EPL 규정 C조 60항이다. '프리미어리그 소속 클럽이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채무 이행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경우 승점9점을 감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의 품위를 떨어뜨리고 운영에 차질을 야기한 데 따른 벌칙의 의미를 갖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건전한 재무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규정으로 볼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www.premierleague.com) 또한 이 조항에 대해 'EPL 클럽들이 재정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기 이전에 적극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만든 규정'이라 설명하고 있다.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재정난은 포츠머스 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딜로이트 회계법인이 공개한 2008-09시즌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이 짊어지고 있는 부채의 총액은 무려 31억파운드(5조3,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고 인기구단이자 리그 우승팀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7억1,660만파운드(1조2,400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빚쟁이 구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썼다. 이어 첼시(5억1,160만파운드/8,870억원), 아스널(2억9,700만파운드/5,150억원), 리버풀(2억6170만파운드/4,54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리그 순위를 쥐락펴락하는 강팀들이 모두 '남의 돈'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프리미어리그 빅4' 중 추가적인 외부 차입금 없이 적자를 줄여나가고 있는 구단은 아스널 한 팀에 불과하다.
'부채 1위' 맨유는 올해 초 이자율 9%에 2017년 만기 조건으로 5억파운드(8,670억원)어치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고금리 은행이자를 상쇄했으나,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한 시즌 매출액이 2억7,800만파운드(4,820억원) 수준이고 순수익도 9100만파운드(1,580억원)에 달하지만, 이 돈 중 부채 탕감에 쓰이는 금액은 일부분에 그치고 있다. 외려 선수 인건비 상승 추세 등을 감안할 때 부채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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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안정성 기준, 대폭 강화될 듯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매 시즌 리그 위원회에 연례 재정 보고서를 제출한다. 뿐만 아니라 2만5000파운드(4300만원)를 넘는 예산 집행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세부적인 내용을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고 재정적 투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규정이다.
지난 시즌 도중 포츠머스호가 난파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자 EPL 클럽들은 구단 운영과 관련한 재정 안정성 기준을 더욱 강화하자는데 뜻을 모았다. 이와 관련해 EPL 클럽들은 오는 2010-11시즌부터 회계 감사 결과에 대한 세부 내역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에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새 시즌에 대한 재정 집행 예산 보고서도 제출키로 했다.
현재 보유한 자산이 얼마인지, 지난 시즌에 얼마를 썼는지, 새 시즌에는 어느 항목에 얼마를 쓸 것인지 등을 EPL 사무국에 모두 보고해 구단 운영 능력에 대한 검증을 받겠다는 의미다.
이러한 노력은 재정적 위험성을 일찌감치 파악해 사전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 어느 팀이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공동 인식의 결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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