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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 "연기 선수들과의 촬영, 신나게 즐겼다"

유숙 기자I 2008.07.31 12:38:09
▲ 곽경택 감독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선수들한테 맡겨놓고 연기 보며 즐겼죠.”

영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이하 ‘눈눈이이’)는 촬영 도중 감독이 바뀌는 등 우여곡절 끝에 관객들을 찾아오게 됐다.

◇ “몸살 달고 살며 완성한 영화, 부산 관객들도 반응 좋아”

후배인 안권태 감독으로부터 ‘눈눈이이’의 메가폰을 넘겨받은 곽경택 감독은 “솔직히 힘들었”지만 “마치 외과 수술을 하는 심정으로” 영화에 임했고 “짧은 시간 동안 결정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몸살을 달고 살았을 정도”로 어렵게 영화를 완성시켰다. 그것도 기존 자신의 영화와는 전혀 스타일이 다른, 스피디한 도시형 액션 영화였고 배우들도 만만치 않은 ‘포스’의 두 남자 배우였다.

곽경택 감독은 ‘눈눈이이’ 개봉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하려고 하면 걱정스럽고 부담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이런 스타일의 영화가 내게만 새로운 것이지 기존에 다른 이들이 많이 해오던 것들이다. 편집 스태프들과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내 영화를 풀어내는 다른 방법을 채택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다행히도 ‘눈눈이이’는 곽경택 감독의 전작들과 많이 달라 공개되기 전까지는 우려의 눈길도 있었으나 시사회 이후부터 빠른 전개와 시원한 액션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곽 감독 영화 특유의 우직한 무게감보다는 날렵한 가벼움이 느껴지는 영화.

혹시 곽 감독의 ‘사나이’다운 영화를 좋아했던 부산 팬들의 항의는 없었을까. 곽 감독은 이에 대해 “그렇지 않아도 부산 시사회가 끝나고 차승원도 부산팬들의 반응을 궁금해 하며 전화를 했더라”며 “좋은 반응과 나쁜 반응이 8.5대 1.5 정도였던 것 같다. ‘세련되고 좋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많은데 아는 형들 중에는 농담스레 ‘영화가 뭐 이러냐’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부산 관객들의 다양한 반응을 전했다.
▲ 곽경택 감독

◇ “배우들 연기 시켜놓고 지켜보고 있으면 신이 나”

배우들에 대해서도 곽경택 감독은 “나도 만만치 않지 않나”라며 너스레를 떨고는 “한석규 선배는 연배도 많고 차배우(차승원)도 나보다 영화는 훨씬 많이 찍어서 경계를 하기는 했다”면서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재미있기만 하더라. 쓸데없는 걱정이었다”고 털어놨다.

전작들에서는 상대적으로 연기 경력이 길지 않은 젊은 배우들과 작업을 했던 곽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한석규와 차승원에 송영창과 같은 베테랑 연기자들을 만나 현장 자체를 즐길 수 있었다.

젊은 배우들이 순간적인 에너지가 넘치고 연기에 거친 맛이 있지만 그들의 연기에 계속 신경을 쓰고 지켜봐야 했던 반면 ‘눈눈이이’의 연기자들은 그야말로 ‘선수’들이었다. 곽 감독은 연기 부분은 배우들에게 맡겨 놓고 “조마조마한 것이 아닌 신이 날 정도로 시원한 마음으로” 지켜봤고 “연출하던 것을 잠시 잊고 그 장면 자체를 영화적으로 즐기는” 뿌듯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흔히 배우들이 자신의 작품을 ‘아이’라고 하듯 영화감독들도 자신의 영화를 ‘아이’라고 부르고는 한다. 곽경택 감독에게 ‘눈눈이이’는 더 애틋한 아이다. 곽 감독은 “낳은 사람은 다르지만 유년기에 데리고 와 계모라는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좋은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열심히 키운 아이”라며 “최소한 반듯하게는 만들어놔야 내가 욕을 안 먹지 않겠나”고 농담조로 설명을 덧붙였다.

“카 체이싱 장면이나 촬영 초반 제주도 등 지방의 대규모 신들을 찍느라 안 감독이 정말 고생했다”며 틈틈이 후배를 챙기던 곽 감독은 “후에 ‘눈눈이이’가 그렇게 고생하며 찍은 것에 비해 운이 좋은 작품이었다는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한대욱 기자)
 
▲ 곽경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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