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픽사 최초 한국계 감독 내한
"미국에 이민간 부모님 이야기 녹여"
주기율표 영감… 기발한 상상력 더해
| 피터 손 감독이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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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픽사 최초의 한국계 감독인 피터 손이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엘리멘탈’로 한국 관객들을 찾는다.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대 원소를 소재로 기발한 상상력과 독특한 세계관, 픽사 특유의 가슴 울리는 스토리가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피터 손 감독은 미국에서 생활했던 이민자 부모님, 화학 주기율표에서 모티브를 얻어 ‘엘리멘탈’이란 작품을 기획했고, 이채연 애니메이터가 피터 손 감독의 상상을 스크린에 펼쳐냈다. 그 결과 상상 그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 눈을 뗄 수 없는 109분을 완성했다.
피터 손 감독은 30일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엘리멘탈’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학교 화학시간에서 본 주기율표에서 영감을 얻어 ‘엘리멘탈’을 기획했다”며 “내 눈에는 한 칸, 한 칸에 적힌 원소들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가족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내가 수소 등 원소들을 가지고 웃기게 만들 순 없기에, 가장 기본적인 원소인 물, 불, 흙, 공기 네 가지 원소를 소재로 삼았다”며 “그 이후부턴 가지치기를 했다. 어떻게 하면 재밌게 만들 수 있을지, 각 문화에 대한 캐리커쳐를 구상해 작품을 만들어 나갔다”고 설명했다.
| 피터 손 감독이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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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손 감독은 ‘엘리멘탈’은 이민자 부모님을 모티브로 한 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했다. 피터 손 감독은 “극중 파이어 타운은 이민자 구역인데, 뉴욕에서 자랐던 경험을 작품에 녹여냈다”며 “뉴욕에는 한국인, 이탈리아인 등 다양한 인종이 모여사는데, 그렇다고 특정 문화를 레퍼런스 삼아 파이어 타운을 만든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터 손 감독은 “뉴욕에서 자라면서 느꼈던 건 차별과 혐오도 있었지만 여러 민족 공동체들이 잘 섞이면서 살기도, 잘 섞이지 못하기도 한다는 것이었다”며 “섞이지 못했을 때 어떻게 서로를 이해할지, 차이점을 극복할 수 있을지를 작품에 담아내려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작품을 제작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불’을 상징하는 엠버 캐릭터였다고. 피터 손 감독은 “불 원소를 그려내기 힘들었다. 어떤 임팩트를 사용해서 어떻게 감정을 표현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며 “어떻게 해야 인간적인 공감을 할 수 있을까를 최우선으로 두고 캐릭터를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이채연 애니메이터는 “각 원소의 특성을 설득력있게 그려내고자 고민을 많이 했다”며 “엠버의 경우 사람 몸에 불이 붙은 게 아닌, 엠버 자체가 불이라는 설정으로 그려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 피터 손 감독과 이채연 애니메이터(오른쪽)가 30일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탈’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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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불’을 상징하는 엠버와 ‘물’을 상징하는 웨이드가 결혼하면 어떤 아이가 태어나는 것이냐는 기발한 질문도 이어졌다. 피터 손 감독은 “‘스팀 베이비’(수증기 아들)이 태어날 것 같다”고 말했고, 이채연 애니메이터는 “미지근한 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피터 손 감독은 ‘엘리멘탈’을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이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영화를 만드는 동안 아버지, 어머니께서 하늘나라로 떠나셨다”며 “부모님의 애정과 사랑, 모든 것을 이 영화에 담을 수 있어 남다른 느낌이다. 부모님이 자란 한국에 이 영화를 소개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채연 애니메이터는 “‘엘리멘탈’은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이 작품을 홍보하기 위해 피터 손 감독과 한국에 왔다는 게 영광이다. 한국 관객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기대된다”고 전했다.
디즈니·픽사 신작 ‘엘리멘탈’은 불, 물, 공기, 흙 4원소가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에서 재치 있고 불처럼 열정 넘치는 앰버가 유쾌하고 감성적이며 물 흐르듯 사는 웨이드를 만나 특별한 우정을 쌓으며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제76회 칸 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6월 1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