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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은 아나운서 "MBC의 변화 뿌듯…재도약 기원"

김윤지 기자I 2018.12.28 15:15:18
손정은 아나운서(사진=MBC)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손정은 MBC 아나운서가 지난 1년을 돌아봤다.

손 아나운서는 28일 밤 SNS에 “문득 생각해보니 그제가 12월 26일, 뉴스데스크가 새롭게 시작한 날”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지난해 말 출범한 최승호 사장 체제에서 손 아나운서는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다.

그는 “MBC는 일 년간 많은 걸 이뤄냈다.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것보다 우리가 많은 걸 해냈구나’ 라는 생각에 한편으론 마음 뿌듯했다”면서 “절반의 성공이고(절반의 실패이기도 한), 이제야 밀린 숙제 해낸 정도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구성원들 안에 혹여 있을 약간의 무력감과 패배의식을 모두 털어버리고, ‘다시한번 새로움을 탐험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사자성어 도광양회(韜光養晦)로 동료들을 독려하면서 “다가오는 2019년엔 몸을 잔뜩 웅크린 개구리가 뛰어오르듯 MBC가 다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작은 성과와 성공에 도취되지 말고 몸을 더 낮추고 겸손해질 것이며 과연 시청자들이 MBC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에서 MBC는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자랑스러운 문화방송’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희망했다.

지난 2004년 부산 MBC 아나운서를 거쳐 지난 2006년 MBC에 입사한 손 아나운서는 MBC ‘뉴스데스크’, ‘PD수첩’, ‘스포츠뉴스’, ‘뉴스투데이’ 등을 진행했다. 현재 옴부즈맨 프로그램 ‘탐나는TV’를 진행 중이다.

이하 손정은 아나운서가 게재한 글 전문이다.

문득 생각해보니 그제가 12월 26일,

뉴스데스크가 새롭게 시작한 날이더군요.

그날 저희는 시청자들에게,

앞으로 ‘공영방송’다운 뉴스가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면서, 권력이 아닌 시민의 편에 서는 뉴스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진실을 밝혀내기보다 은폐했던 ‘세월호 보도참사’에 대해 전심(全心)을 다해 사과했습니다.

저는 일 년전 그날, 여러분이 MBC에게 보여준 뜨거운 응원과 관심을 기억합니다.

거리에서도, 현장에서도 시민들의 뜨거운

응원은 한동안 계속됐습니다.

예능, 드라마,시사, 교양, 스포츠, 보도. 그때부터 전 부문에 걸친 환골탈태(換骨奪胎)는 시작됐습니다. 말그대로 ‘뼈를 깎는 고통과 반성’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려고 몸무림쳤던 시간이었습니다.

일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얼마나 뼈를 바꾸고 태를 벗었는지 생각해봅니다.

드라마는 평일 장르물들을 선보이며 호평받고 있고, 예능에선 무한도전 이후로도 국민예능프로그램1위가 여전히 MBC프로그램임을 입증했습니다.

시대의 정직한 목격자로서 성역 없는 취재를 한 피디수첩은 다시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많은 교양프로그램들도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스포츠는 어떤가요. 러시아월드컵에서 극적인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우리에게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용기를 심어줬습니다.

새롭게 출발한 뉴스데스크는 몇번의 부침이 있었음에도 지방선거방송에서 저력을 보여주기 시작하더니, 또 한번의 개편을 통해 대한민국을 뒤흔들만한 특종기사들을 터뜨리며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MBC는, 일 년간 많은 걸 이뤄냈습니다. 어제 제가 하고 있는 옴브즈맨프로그램에서 MBC의 1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구성원들이 체감하는것보다 우리가 많은걸 해냈구나’ 라는 생각에 한편으론 마음 뿌듯했습니다.

물론 절반의 성공이고(절반의 실패이기도 한), 이제야 밀린 숙제 해낸 정도일 수도 있죠.

하지만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구성원들 안에 혹여 있을 약간의 무력감과 패배의식을 모두 털어버리고, ‘다시한번 새로움을 탐험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저 역시도 원인은 외부에 있는게 아니라 제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동안 변방(邊方)으로 돌면서 시대 탓, 상황 탓,사람 탓만 하고, 미래를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제 자신을 반성합니다.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었던 제 마음속 사자성어를 오늘 꺼내놓을까합니다.

도광양회(韜光養晦).

칼날의 빛을 칼집에 감추고 어둠속에서 힘을 기른다. 즉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고 때를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1980년대 중국 덩샤오핑이 경제성장을 도모할때 썼던 용어이자, 유비가 조조에게 자신을 숨기기 위해 사용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제 마음속에 있던 말이지만, 과연 나는 다가올 때를 기다리며 진정으로 힘을 길렀는지, 뼈를 깎는 노력을 했던건지 생각해봅니다.

다가오는 2019년엔, 몸을 잔뜩 웅크린 개구리가 뛰어오르듯 MBC가 다시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작은 성과와 성공에 도취되지 말고 몸을 더 낮추고 겸손해질 것이며, 과연 시청자들이 MBC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급변하는 미디어환경에서 MBC는 어떤 준비를 해야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토론하는 ‘자랑스러운 문화방송’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12월 28일 새벽, 1년을 돌아보며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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