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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요즘 최고 이슈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이다.
지난 8일 개회식을 한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은 17일까지 금메달 8개, 은메달 9개, 동메달 5개로 종합 6위를 기록 중인 데다 야구 4연승, 남녀 핸드볼 8강 진출 확정 등 선전이 계속되며 이를 TV로 시청하는 시청자들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그러면서 끊이지 않는 것이 캐스터와 해설자들의 ‘흥분’ 중계에 대한 지적이다. 여자 핸드볼 8강 진출을 확정지은 17일 한국 대 헝가리의 경기에서 MBC 임오경 해설위원에 대해 시청자들은 “감정이 지나쳐서 시청에 불편했다. 차분한 해설 부탁드린다”, “경기 자체에 대한 해설보다 핸드볼 대표팀 홍보위원 같은 발언이 더 많다” 등의 지적을 했다. 한국팀이 크게 앞서나가자 경기 상황분석보다 일방적으로 한국팀을 응원하고 칭찬하는 식으로 해설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오경 해설위원에 대한 지적은 앞서 ‘흥분’, ‘막말’로 비난을 받았던 다른 해설자들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지난 12일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kg급 정지현의 경기 중계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심권호 SBS 해설위원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잖아”, “야”, “아이씨” 등 지나친 반말과 고성으로 일부 시청자들의 반감을 샀다.
또 수영의 SBS 김봉조 해설위원은 박태환의 경기 중계 도중 “태환아”를 연발했고 특히 박태환이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1위로 골인하며 한국에 올림픽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선사하자 방송 3사 중계진은 하나같이 “금메달”만 연호하며 흥분한 모습을 보여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식의 중계는 방송사로서는 ‘딜레마’일 수밖에 없다.
물론 반말, 욕설 등은 해설자의 자질 문제로 이런 해설자를 중계석에 앉힌 것에 대해서는 방송사가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격한 감정이 섞인 해설은 욕설, 반말과 다른 문제다. 해설자의 ‘흥분중계’는 시청자들이 경기 중계에 동화되도록 하는 하나의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MBC ESPN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를 지휘하는 최성욱 PD는 이데일리SPN과 가진 인터뷰에서 “외국에서는 해설자가 미친 듯이 흥분해서 소리를 치는 등 현장감 있는 해설로 시청자들까지 들뜨게 만든다”며 “한국 해설자들은 과거 차분하게 교수 스타일로 해설을 해왔는데 바뀔 필요가 있다. 시청자들이 TV로 경기를 보면서도 경기장에 있는 듯한 흥분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뿐 아니라 적잖은 지상파 방송사 스포츠국 관계자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각 지상파 방송사들이 이론가가 아닌 선수 출신, 메달리스트 출신 해설자들을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대거 영입을 한 것도 그래서다. 방송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고 해도 해당 종목에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해설을 하고 메달을 획득했을 때의 격한 감정을 시청자들에게 누구보다 잘 전해줄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MBC 해설위원으로 나선 차범근 수원삼성 감독은 한국팀이 골을 넣자 “골”만 연호하기도 했지만 큰 지적을 받지는 않았다.
감정이 너무 지나칠 경우 부작용이 따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무미건조한 방송을 할 수도, 시청자들 한명 한명의 입맛에 맞게 해설을 할 수도 없는 게 이번 올림픽을 중계하면서 생겨난 방송사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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