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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K리그로 이야기가 돌아왔다. 장외룡 감독이 K리그를 떠나 있었던 기간은 고작 한 시즌. 결코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낯선 곳에 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보면 또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장 감독도 그렇다고 했다.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끄는 인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인터뷰 당시 인천은 연승 행진을 벌이며 잘나가고 있었다.
▲K리그 달라졌다
“분위기가 달라졌다. 심판들이 경기리듬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각 팀에서 그렇게 주문하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선수들도 그렇다. 자숙을 하는 느낌도 든다. 팬들 또한 이런 분위기를 함께 하는 것 같다. 다만 지속이 됐으면 좋겠는데 또 승부가 치열해 지면 어떻게 될런지.”
인천은 어떻게 달라졌고 어떻게 이끌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귀국해서 비디오로 지난해 경기를 분석해 봤다. 잘했지만 공격적인 부분에 비중을 많이 둔 모습이었다. 58골을 기록한 득점력은 상위 레벨이었지만 54골이나 내줬다. 공수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이야기다.
그런 부분을 수정하면서 끌고 가는데 데얀의 공백이 크다. 아직 김상록도 데얀과 함께 할때의 역량이 나오지 않고 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와 호흡이 맞아야 할 것이다. 우선 데얀과 김상록에게 한정됐던 스코어링 포지션을 여러 각도로 넓히려고 하고 있다. 라돈치치는 많이 변했다. 훨씬 성숙해진 모습이다. 팀에 적응하는 것도 그렇고 훈련에 임하는 태도도 진지해졌다.
아직 경기가 매끄럽지 못한 것은 라돈치치와 김상록, 새 용병 보르코가 합친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이다. 외국 선수가 K리그에 적응하려면 빨라야 6개월 늦으면 1면이 걸린다.“
▲인천 시장 말, 속으로 좋았다
인천은 선수 간 트레이드를 통해 수익 추구를 도모한다. 구단이야 수익을 올리지만 감독으로선 애써 키운 선수가 다른 구단으로 가버리면 또 그만한 능력을 발휘하는 선수를 찾거나 육성하기 위해 애를 먹기 마련이다.
“성적에 프레스가 심하면 굉장히 어렵다. 물론 우리도 프로니까 성적을 도외시할 순 없다. 하지만 감독은 구단의 방침에 일정 정도 호응하고 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 구단도 재정적으로 안정되어가고 있다. 인천 시장께 귀국 인사를 하러 갔는데 시장이 이제부터는 국내 선수들 키워서 다른 팀으로 보내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하더라. 속으로 좋았다.”
이근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장 감독 시절 2군에서 맴돌다 지난 시즌 대구로 이적한 뒤 국가 대표로 발탁되는 등 부쩍 성장했다.
“장래성이 있는 선수였다. 꾸준히 노력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 해 준적도 있다. 여기서는 큰 빛을 보지 못했지만 대구에서 날개를 단 케이스다. 선수들은 동료들과 호흡이랄지 여러 가지 요인 탓에 어느 팀에선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다 다른 팀에서 크는 경우가 있다. 복합적인 문제다. 그런거다. 하지만 그런 것을 참고 견디지 못했으면 오늘의 이근호는 없었다. 근호는 스피드도 좋고 장점이 많다. 다만 대표팀에서 주전 멤버로 자리를 잡으려면 기술적인 부분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내가 공이 상태와 없는 상태에서 상대나 동료를 이용해서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내는 등의 능력이다.”
장 감독은 K리그 개막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라고 밝혔다. 2005년 K리그 준우승의 돌풍을 일으킨 점을 감안하면 소박할 수 도 있으나 지난 시즌 9위에 그치고 특급 골게터 데얀이 빠져나가는 등 전력이 오히려 약해진 것으로 평가되는 인천으로선 힘든 목표일 수도 있다.
“자신없이 덤비면 가짜 목표다. 누구나 자신감을 가지고 임한다. 선수들과 미팅을 해보니 자신감이 충만해 있었다. 자원은 부족하다. 그러나 남들은 높게 평가해주지 않아도 나는 우리 선수들의 잠재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잠재력을 뽑아내고 분위기를 잡아준다면, 그리고 부상만 없다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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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올림픽, 2014년 월드컵 감독 목표
장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을 목표로 하는 것을 감추지 않는다. 최근에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대표 감독이 되는데 적당한 시기가 있는가. 지도자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일본에 갔을 때 개인적으로 노트에 시기별로 달성해야 할 구체적인 목표를 적었다. 2010년에는 월드컵 대표팀 감독이 되겠다는 것도 있었다. 그때가 1991년 정도 였던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도 많고 찬스도 오지 않았다.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이야기한 것은 그때부터 이어진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런던 올림픽부터 경험을 쌓으면서 좋은 선수를 육성하고 좋은 반응을 일으키면, 그 선수들을 함께 할 수 있는 2014년 월드컵 감독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모든 지도자들이 그런 목표를 가지고 선의의 경쟁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닫.
실제 부족한 점이 많다. 경험도 모자란다. 국내 프로 선수들과 함께 직접 생활한 것도 4~5정도 밖에 안 된다. 지금은 뭐 경험을 쌓아가는거니까.“
▲청소년 대표 감독직 제의는 두번째
지난 해 대한축구협회에서 장 감독을 19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감독으로 영입하려해 축구팬들 사이에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박성화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 이어 또 프로 감독을 빼가려는 것이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강했다.
“청소년 대표팀 감독직은 지난 해만 받은 게 아니다. 이용수 세종대 교수가 기술위원장으로 있을 때도 받았다. 일본에 있을 때였다. 그때나 지난 해나 거절한 이유는 청소년 대표팀 감독은 청소년을 가르친 우수한 감독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국내 지도자를 키우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그 연령대를 잘 가르치는 능력있는 지도자가 있다.”
청소년 대표팀은 오히려 노장 지도자가 맡는게 좋다는 의견도 있다.
“장기적인 플랜으로 움직이면 어른들이 맡으시는 게 맞다. 그 정도로 보장을 해 줘야 한다. 하지만 일 년, 이 년 또는 어느 대회를 마치고 나면 물러나는 우리 현실에서는 힘들다. 원로 가운데 청소년을 잘 가르치시는 분이 장기적으로 맡고 그 밑에 젊은 지도자를 기용하는게 바람직할 것이다.
나도 될지 모르겠으나 대표팀 감독을 하게 된다면 임무를 마친 뒤 유소년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단 국내 뿐만 아니라 동남 아시아권까지 확대, 소질은 있으나 소외된 유소년들을 모아 국제적으로 가르치고 싶다. 독지가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른다면 장 감독은 어떤 색깔을 입힐 것인가라는 우문을 던졌다.
“된 다음 색깔을 입혀야지. 나름대로 플랜은 가지고 있다. 안 해 봤던 부분들이 있다. 국내 지도자들이 무시당했던 이런 부분들을 풀어나갈 수 있는 방법을 있지 않을까. 여러 가지 생각은 많다. 하지만 그런 생각 없는 지도자들이 있을까. 다 가지고 있다. 다만 ‘언젠가는’이라는 노래도 있지 않은가. 내면의 실력을 쌓고 준비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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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이 되어야 진정한 지도자
축구 철학을 묻자 “내 인생은 축구, 그리고 인내와 노력, 희생”이라고 정리했다. 리더십에 대해서는 귀에 익은 말을 했다. “하인이 되라”
“하인이 되어야 진정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선수들이 훈련장에서든 경기장에서든 가장 편하게 마음 놓고 할 수 있도록 그렇게 접근을 하는 것이다. 일본에 있을 때 회장님이 책을 한권 줬다.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올림픽 사격 라이플 금메달리스트의 이야기였다. 그 책에 ‘지도자 되기 위해선 하인이 되라’는 말이 있더라. 이렇게 생각한다. 결국 축구를 표현하는 것은 선수다. 지도자는 리더로서 지휘는 하지만 연주는 선수들이 한다. 연주를 하는 사람들이 지휘자를 싫어하거나 지휘자의 인간성이 잘못됐다면 제대로 연주를 하겠는가. 자기의 모든 것을 던져 지휘자가 원하는 것을 해 주겠는가. 그들을 섬겨야 가능할 것이다.”
장 감독은 인천의 우승도 이야기했다. 당초 국가대표 감독이 되는 해로 상정했던 2010년이었다.
“올해는 현실적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가장 적당하다. 수비라인은 약해졌고 데얀도 빠졌다. 포워드 라인이 아직 제대로 콤비네이션을 이루지 못하고 있고 베테랑들은 언제 체력이 떨어질지 모른다. 어린 선수들을 성장시키려면 시간이 걸린다. 성적을 내려면 각 포지션에 특출한 선수가 있어야 한다. 내년 내후년이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2010년 숭의 전용 구장이 완공된다. 계약이 내년까지이기 때문에 팀에 계속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으나 숭의전용구장에서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팀을 육성하려 하고 있다.”
(제공=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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